영어전용강좌, 과연 최선의 방법일지
영어전용강좌, 과연 최선의 방법일지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10.01
  • 호수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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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세계가 하나되는 시대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에서도 영어로 이루어진 데이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영어를 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로 엄청난 경쟁력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영어는 세계 공용어로써 앞으로 우리가 어떤 지역에서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기반 능력이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것이 어떤 분야든 영어를 모국어처럼 할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갭이 커져가는 것은 분명 사실이므로.

그렇기에,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우리들에게 영어를 가까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학교의 국제화를 위해 우리학교가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는 건 안다. 내가 아는 사람들도 당장 이번 학기에 국제어학원에서 개설하는 토익이나 영어학습을 신청해서 듣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국제학대학원이나 국제어학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등 우리학교의 영어교육 지원프로그램은 상당히 효과적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학우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이용했으면 한다.

그러나 영어전용강좌는 이야기가 다르다. 우리는 누구나 특정한 분야를 심도있게 전공하는 학생이고, 각자의 학과에서 요구하는 깊이 있는 지식을 공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영어공부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우리의 전공과목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대학에서 언어는 생각을 전달하는 도구로써 기능한다. 수업시간에 영어만을 이용해 수업한다는 것은, 몇몇 외국어 교양과목이나 특정한 분야의 극히 심도있는 전공과목에는 적합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가 그 학문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도 못한 상황에서 그나마 낯선 외국어로 된 원서를 들여다보며 영어로 이루어지는 수업을 듣는다는 것이 과연 전공과목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영어로 된 원서를 줄줄 읽어나가는 게 필요하긴 하지만, 그러다가 정작 전공책 한 권 읽지 못하는 대학생들만 양산하는 건 아닐까. 아무리 영어공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극단적인 수단을 써야 한다곤 생각지 않는다.

교수님들 또한 마찬가지다. 수업에서 강의하시는 교수님이나 강사님들의 학문적인 성취와 업적이 영어실력에 따라 좌우된다고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그분들에게나, 그리고 우리들에게나 낯선 외국어가 아니라. 평생 동안 우리가 말하고, 듣고, 생각해온 우리들의 언어로 이루어지는 강의를 들으면서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교수님들께서도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쳐주실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영어의 중요성은 누구나 동의하는 일이다. 영어 한 가지만 확실하게 할 줄 알아도 정말 커다란 경쟁력이 된다. 그리고 그 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학교의 배려에도 감사한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 영어전용강좌를 확대한다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 말하고 싶다.  

유원준<경상대ㆍ경영학부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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