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가벼워지고 있다
뉴스가 가벼워지고 있다
  • 유광석 기자
  • 승인 2007.10.01
  • 호수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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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언론감시, 개선 가능성 보여

최근 ‘성로비’, ‘암매장’, ‘성폭행’ 등의 단어가 뉴스 제목을 장식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지난 달 13일 신정아씨의 누드사진을 개재했다. 이 기사에 대해 선정보도가 도를 넘었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신문뿐만 아니라 SBS는 지난 8월 28일 교대역 교통사고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KBS도 지난달 1일 뉴스에서 ‘40대 가장, 아들 앞에서 부인 죽이고 자살’이라는 보도를 통해 6살 아이의 육성을 여과 없이 방송했다. 이렇게 언론매체에서 선정 보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해 전규찬<한국예술종합학교·방송영상과> 교수는 “대중들의 이목을 끌어 구독률과 시청률을 늘리기 위함이다”며 “대중의 이목을 끌어 모으기 위해 정보지향적인 것보다 오락적인 요소가 가미된 것, 어려운 내용보다는 쉬운 내용들을 보도 한다”고 말했다.

내용이 복잡한 뉴스보다는 짧은 뉴스를 선호하는 대중의 속성 역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깊게 생각하는 뉴스보다 가볍게 보고 넘기는 뉴스를 선호한다.

 언론사의 뉴스 선정, 배치 역시 대중의 흥미 위주의 단편적인 것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 교수는 또 “뉴스를 보도하는 기자나 피디 입장에서 사건의 중요성 다음으로 대중의 취향을 뉴스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잣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언론에서 통제 할 수 없는 부분 외에 언론에서 통제 가능한 요소 역시 문제로 꼽힌다.
출입처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이른바 기능인으로서의 기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언론인들이 저널리즘의 구현보다 가독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문제의식을 가진 아이템도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심층적인 기사를 쓰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문제의식을 가진 기자들은 심층적인 기사를 쓰려고 해도, 작업의 환경과 조건이 기자들에게 깊이 있는 취재를 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며 “자극적이고 대중의 이목을 끌만한 기사를 찾아오라는 데스크로부터의 압박과 언론시장에서 빠른 속도전을 해야 하는 부담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언론사 내부 필터링 역시 문제로 꼽힌다. 데스크에서 국민의 알 권리와 단순한 호기심 사이에서 이 문제가 정당 한지 아닌지 선택을 할 때 여과, 정제의 과정을 거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언론의 보도 태도는 필터링 기능이 약하다. 뉴스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건의 본질 보다 단순한 호기심 쪽으로 관심이 쏠리도록 한다. 국민의 알 권리보다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만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언론도 개선의 가능성이 보인다. 바로 문화일보의 신정아 누드 사진 개재 사건에서 시민들이 곧바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쉽게 이목을 끄는 점, 흥미위주의 보도라는 점, 필터링 없이 기사를 내보냈다는 점에서 언론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런 사건도 당일 문화일보를 접한 시민들의 항의로 누드기사 관련 콘텐츠가 전부 없어졌다. 

김명수<언정대·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언론을 감시해 바꾼 좋은 예”라 며 “언론을 제어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현실에서 시민들의 감시는 언론의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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