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사 연구 메카로 부상하는 비교역사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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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부
  • 승인 2005.09.25
  • 호수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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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독재 프로젝트, 세계 이목 집중시켜

"대중독재: 욕망과 미망사이" 국제심포지엄 진행 모습
우리 학교의 비교역사문화연구소(이하 연구소)가 비교역사문화 연구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연구소는 기존의 서구 중심의 비교사 연구의 틀을 깨고 주변국의 시각에서 세계사를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4월 개소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수차례의 국제학술심포지엄 개최, 세계석학 초청강연회 등으로 그 위상을 높이고 있다.

연구소의 주요 연구 활동으로 ‘대중독재 프로젝트’와 ‘한국프랑스 역사와 기억 프로젝트’ 그리고 ‘구술사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대중독재 프로젝트의 목적은 대중독재라는 개념을 축으로 이탈리아의 파시즘, 독일의 나치즘, 소련의 스탈린주의, 한국의 박정희 체제, 북한의 김일성 체제, 일본의 총력전 체제 등을 비교사적 관점에서 검토하는 것이다. 세계 각지의 독재체제의 지배담론과 헤게모니, 동원의 강제성과 자발성, 젠더화된 동원 메커니즘, 근대적 주민통제 체제와 국민 길들이기, 저항담론, 끊임없이 유동하는 대중의 생활 등에 초점을 맞추어 20세기 독재 체제에 대한 효과적인 비교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중독재 프로젝트는 20세기 폭압적인 독재체제와 이에 저항하는 대중이라는 주제로 이분법적인 통념을 거부하며, 독재체제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대중에서부터 타협하는 대중에까지 독특한 접근 방식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소는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대중독재 - 강제와 동의 사이에서’를 발간했다. 또한 지난 해 8월 ‘20세기 유럽의 독재체제와 대중’, 올 해 5월 ‘유럽의 대중독재 비교 연구’를 주제로 국내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그간의 연구 성과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 해 10월 ‘대중독재 : 동의의 생산과 유통’, 올 해 6월 ‘대중독재 : 욕망과 미망사이’를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전 세계 역사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중독재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 성과는 다음과 같다. 대중 독재는 기존의 독재론의 논리를 거부한다. 기존의 독재론은 권력을 독점한 소수가 폭력과 강제적인 물리력을 행사해 다수의 무고한 민중을 억압하고 지배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중독재의 개념은 권력에 복중하고 억눌리며, 핍박받던 대상으로 간주되던 대중이라는 실체를 주체로 끌어올려 독재에 대한 책임이 그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대중은 권력을 독점한 소수에게 강제되거나, 독재에 암묵적 혹은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동의함으로써 독재체제를 강화하는 데 이바지 한다는 것이다.

‘한국 프랑스 역사와 기억 프로젝트’는 식민지를 체험한 사람들의 기억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전승되고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이다. 공식적인 집단적 기억에서 벗어나 비공식적인 사적인 기억들이 중요하게 다뤄지며 식민지의 과거를 비판적으로 다시 기억하는 작업인 것이다. 서구 유럽에서 식민지 강대국의 일원이었던 프랑스와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식민지를 경험했던 한국, 두 국가의 기억을 연구하는 것이다. 또한 일제강점기 한국의 친일의 역사적 경험과 독일 점령기의 프랑스의 대독협력 문제를 비교 연구하는 것이다. 두 나라가 친일과 대독협력이라는 어둡고 부담스러운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역사화하며 또 청산하려 했는가 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프랑스 ‘사회과학 고등연구원’의 ‘아시아연구소’와 손을 잡고 ‘제국의 기억, 식민지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일련의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구술사 프로젝트’는 그간 역사 서술에서 소외됐던 일반 서민들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사료로서 이용될 수 있는 기록을 남기지 못한 대다수의 서민들을 역사서술에 참여시키면서 스스로 말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하고 있다. 이는 나름의 삶의 방식을 가지고 일상을 경험하는 인간을 역사화하는 작업으로 기존 사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일반 대중에 의한 새로운 역사학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소는 국제적인 연구 계획 뿐 아니라, 학생과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올 봄 ‘풀로 엮은 집’과 함께 기획한 ‘21세기 독재체제와 영웅숭배’ 강좌를 마련한 것을 시작으로, 빠르면 2006년부터 특성화 대학 사업의 일환으로 ‘비교역사문화 교양과정’을 마련한다. ‘비교역사문화 교양과정’은 우리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역사의 패러다임을 경험할 수 있는 10개의 교양 강좌를 개설한다. 장기적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지역역사 찾기 프로그램과 본교 학생들과 역사교사, 전공학자들과 함께하는 테마유럽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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