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의 고통을 헤쳐 나가는 지혜
실업의 고통을 헤쳐 나가는 지혜
  • 취재부
  • 승인 2005.09.25
  • 호수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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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수의 한 사람으로서 세간에 ‘이태백’이니 ‘삼팔륙’, ‘사오정’ 같은 단어가 떠도는 것이 속상하면서도 어이없음을 느낀다. 학자들은 그 이유를 불확실성 시대에 미래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해석도 한다. 그럴듯하지만 이는 마치 맹인이 코끼리 다리만지고 코끼리는 기둥과 같이 생겼다고 우기는 것과 같다.

지금 우리가 겪는 실업은 역사적 필연의 결과이기에 겪어야 하는 것이고 특단의 지혜와 용기가 없이는 돌파할 수 없는 장벽이다. 마즐리쉬 교수는 경영학사에 변혁을 이끈 4가지의 큰 역사적 단절로 ①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②찰스 다윈의 진화론, ③지그문트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 ④컴퓨터공학과 로봇공학의 발달을 꼽는다.

우리는 제4의 역사적 단절을 겪고 있는 것이다. 과거를 철저히 파괴하고 새로운 창조가 대신하는 단절이기에 그 현상은 참담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기업이 늘어나면 노동수요도 증가하는 경제학 공식이 성립됐지만 지금은 기업이 늘어난다 해도 노동수요는 늘어나지 않는다. 공장이 하나 증설돼도 컴퓨터와 인공지능로봇을 작동할 수 있는 극소수의 전문가만이 필요할 뿐이다. 대신 기존의 공장들은 경쟁에서 밀려나 대량실업의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로 인정받지 못하면 실업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현상을 우리보다 훨씬 전에 경험하고 있다. 부모들이 아주 잘 길렀다고 자부하는 자식들이 성장해서는 부모에게 기생충처럼 살고 있어서 사회문제까지 되고 있다. 이들을 Parasite freeter(기생 인간)라는 신조어로 부른다. 이 말은 기생충(parasite)과 공짜(free)와 아르바이트생(arbiter)의 합성어로 만든 것이다. 일본에는 지금 이런 청년이 약 6백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학생들이 가져야 할 각오는 무엇인가?

첫째, 확실한 목표를 설정하고, 또 설정하기를 바란다. 일본의 기생 인간들은 인생목표에 대한 의욕이나 희망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물론 이들도 수차례 도전을 했었지만 실패한 끝에 목표를 상실했을 것이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선장이 폭풍우와 싸우다가 지쳤다고 목표지점을 포기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선장은 어떠한 큰 파도가 밀어 닥치고 선박이 폭풍 속으로 내던져져도 이를 뚫고 목표를 향해 전진해야만 한다.

둘째, 새벽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자랑인 서울대학교 황우석 교수는 새벽 4시 30분부터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하루에 4시간 정도의 잠을 자면서 무박 3일 같은 세미나도 가끔 진행하고 있다. 나는 18년 전부터 황우석 교수와 같은 단전호흡도장에서 매일 새벽 함께 수련을 했는데 그의 부지런함, 겸손함, 불굴의 투지 등을 보아왔지만 그보다 그가 남보다 일찍 일어나 연구를 시작했기에 이런 성공을 했다고 믿는다. 새벽부터 노력해보지 않고 누구 탓을 할 자격은 없다.

셋째, 체력으로 승부하기를 바란다. 올림픽을 재건한 구텐베르크는 “건강한 육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라고 했다. 지금은 정보화 사회이기 때문에 홍수처럼 밀려오는 정보를 남보다 많이 검색해야 한다. 우리가 잠자고 있을 때 경쟁자는 일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일할 때 경쟁자들이 잠을 잔다고 방심할 수 없는 것이 글로벌 경쟁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일하는 시간이 24시간으로 바뀌었다. 체력전만이 우리의 일자리를 마련한다. 새벽에 일어나 1시간 조깅을 하거나 수영을 한 후 하루를 시작하기 바란다.

논설위원│정기인 <경상대·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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