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정신은 하나의 빛이 될 것
한양의 정신은 하나의 빛이 될 것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08.19
  • 호수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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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축사 (한양대학교 총장 김종량)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여러분들의 무한한 사랑과 격려와 뼈아픈 질책이 없었다면 어찌 이런 영광의 자리가 가능했겠습니까. 그동안 베풀어주신 사랑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한양의 교정에서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은 모두가 이 새로운 시작을 위한 긴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교정을  나서면 시간은 더 이상 여러분을 무한정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여러분 앞에 펼쳐질 새로운 세계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랑하는 한양의 졸업생 여러분!

하지만 이러한 불안과 두려움은 우리 한양인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우리 한양인의 핏속에 면면히 흐르는 변하지 않는, 아니 변할 수 없는 전통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풍요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입니다.

한양의 70년 역사가 바로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식민지 시대와 6ㆍ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그 역사의 현장에는 언제나 한양인이 있었습니다. 

한양인의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의 이면에는 지식을 관념의 차원에 가두어두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고 실질화하는 실용학풍의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대학의 목표가 여기에 있음은 새삼 다시 말할 필요가 없으며, 중요한 것은 우리 한양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것을 실천해 오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실용학풍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고 그것을 늘 실천하는 자세야말로 21세기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양인의 경쟁력이 실용학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실천에도 있습니다. 사랑의 실천은 낡은 정신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21세기적인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은 개인주의적이고 지식 지향적인 인간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와 유대를 통해 생산성을 증대하는 그런 감성적이고 정서 지향적인 인간입니다.

개인주의적이고 지식 지향적인 인간은 이 네트워크의 시대에는 맞지 않습니다.  타자에 대한 배려와 공경, 곧 사랑의 실천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가치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지식을 많이 축적하는 사람보다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온갖 정보의 홍수와 욕망으로 들끓고 있는 세계 속에서 여러분이 삶의 좌표와 가치를 잃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매순간 선택의 과정에서 지혜로운 판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리라고 봅니다.

이때 여러분의 지혜로운 판단에 준거가 돼야 할 것은 실용과 사랑의 가치입니다. 실용의 주체성과 사랑의 이타성은 상반된 것이 아니라 서로 융화되고 공존하면서 존재해야 할 그런 가치인 것입니다. 

여러분의 가는 길에 이러한 늘 깨어 있는 한양의 정신은 하나의 빛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한양으로 인해 빛나고 한양은 여러분으로 인해 더욱 빛날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한양대학교 총장 김종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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