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공동체의식 심어주는 매개체
축제는 공동체의식 심어주는 매개체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05.04
  • 호수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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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 축제'의 물결.

각 대학의 교정과 거리에는 현수막을 비롯한 포스터 등 전단지가 축제를 알리고, 학생들은 '축제'라는 두 글자에 평소와는 사뭇 다른 일련의 흥분을 느끼며 5월을 맞이한다. 특히, 대학의 로망인 축제를 처음 맞이하는 신입생들은 어느 누구보다 큰 기대감을 갖고 이번 축제를 추억의 공간에 채울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대학을 막론하고 축제의 주체자이며 참여자인 대학생이 막상 축제에 참여하게 되면 그 기대와 환상은 깨지고 만다. 흔히 얘기하는 대학생의 젊음이나 패기, 활력 그리고 참신함은 온데간데없고,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기성 연예인의 '공연' 그 자체에 모두의 관심과 시선이 쏠리게 된다.

여기서 문제점은 이런 연예인위주의 프로그램 구성이 거의 모든 대학축제의 주류를 이루고 있고, 그것이 대학축제의 본질은 물론 대학만이 갖는 대학문화의 특수성까지 왜곡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연예인 모시기에 엄청난 재원을 쏟아 붓고, 대학축제의 핵심으로서 그것이 자리매김해버린 것이다.

축제가 대학 문화로써 갖는 기능을 생각해볼 때, 이는 '대학문화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대학축제의 문제점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사안이다. 근본적으로 대학이란 공간이 전보다 더 치열한 경쟁과 취업준비의 장으로 변질됐고, 기능적이며 획일화된 시스템으로 재편되면서 대학의 공동체문화는 점차 붕괴돼 왔다.

축제란, 대학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문화적 실체로서 천편일률적이기만 했던 대학생활에서의 문화적 일탈을 통해, 학생들에게 젊음을 인지하게 하며 활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라는 소속감 내지 공동체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매개체가 돼야만 한다.

우리 축제를 대동제(大同際)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대동’이라함은 말 그대로 화합과 단결을 의미한다. 70~80년대 군사정권 시절, 학생들 모두가 단합할 수 있는 매개체로써 학생축전을 벌였고, 다 같이 크게 모이자는 뜻에서 ‘대동제’란 구호 아래 단결해 왔다. 그것이 일 년에 한번, 학교 재학생들이 모두 모여 단합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자리인 '축제'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게 됐고, 그 명맥이 현재까지 이어져 온 것이 아니던가.

지금의 대학축제는 이처럼 대중문화에 휩쓸려 ‘대학축제'만의 고유성과 참신성을 잃어버리고, 대학 구성원들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단합에도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중매체에 의한 극심한 상업문화에 찌들어 지나가는 하나의 행사로 전락했고,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닌 소수를 위한 그리고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주류문화의 한 공간으로까지 추락해 버렸다.

이 시점에서 대학축제가 나름대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축제'라는 공간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안적인 문화적 시도를 끊임없이 담아내려는 노력을 시도해야만 한다. 거의 모든 실험적인 시도를 가능케 하는 공간이 축제의 공간이고, 사라져가는 공동체의식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고 발현시킬 수 있는 공간도 역시 축제임을 감안할 때, 다양한 문화와 사람이 서로 더불어 소통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최정민<사범대?컴퓨터교육과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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