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삐삐 지금은 어디에 있니?
공중전화, 삐삐 지금은 어디에 있니?
  • 김소희 기자
  • 승인 2007.04.02
  • 호수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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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에도 공중전화가 있을까’란 질문에 대한 일부 학우들의 응답은 “없다”이다. 남형도<사회대·신문방송학과 06>는 “공중전화가 없는 줄 알았다. 사실 쓸 일이 없어서 눈여겨 보지 않은 것 같다”며 “최근에는 휴대폰 때문에 공중전화를 써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경관·법학관·의대 본관 앞 등을 지나다녀 봐도 공중전화를 쓰는 사람을 찾기란 매우 힘들다.

새벽에 집을 뛰쳐나와 공중전화 박스에서 네 목소리를 듣는 순간, 철이 들고 처음으로 울어버린 그 밤을 기억하니…? -거리의 시인들「하늘」1990년대 가요의 가사를 보면 알 수 있듯 그 시절 공중전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메신저였다. 핸드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어느새 잊혀 진 콤비 공중전화와 삐삐. 현재 공중전화는 ‘군인들이 쓰는 전화’라는 이미지이고 삐삐는 의사나 간호사의 긴급연락 수단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얼마 전 배우 최강희가 핸드폰이 없는 유일한 연예인이라는 것이 화제가 됐다. 이처럼 소수의 사람들은 삐삐를 아직까지 사용하며 애착을 가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 ‘삐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카페를 만든 강동욱 씨는 “핸드폰이 줄 수 없는 기다림과 설렘 때문에 요즘에도 삐삐를 쓴다. 1996년에 삐삐를 처음 샀는데 그 때부터 받은 메시지들이 추억이 되어 간직하고 있다”며 삐삐를 예찬한다.

언제, 어느 때고 연결될 수 있는 핸드폰은 편리하지만 공중전화와 삐삐가 가진 고유의 정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우리는 빠른 것이 줄 수 없는 느림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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