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마음에도 진정한 봄이 오길
여러분들의 마음에도 진정한 봄이 오길
  • 한대신문
  • 승인 2007.03.26
  • 호수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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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과 마음을 차갑게 얼어붙게 만들었던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바람과 꽃 냄새가 물씬 풍기는 봄이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다. 따스한 봄바람이 메마른 우리 마음에 동요를 일으키는 봄.

수업 가는 길, 캠퍼스에 봄빛 파스텔 톤의 옷을 입은 커플들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캠퍼스를 거니는 모습을 보면 봄이 정말 오긴 온 것 같다. 다정한 커플들을 보니 작년 이맘때 만난 나의 여자 친구가 문득 떠오른다. 부푼 꿈을 안고 입학한 대학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캠퍼스 커플을 꿈꾸었을 것이고, 나 역시도 그랬다.

나와 그녀의 첫 만남은 동기들끼리 첫모임 자리에서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다. 하지만 유난히 말수가 적고, 소극적인 그녀와 친해지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그녀와 말도 자연스럽게 하고 친해지기 위해서 나름대로 전략을 세우기로 했다.

먼저, 그녀의 주변 사람들과 친해지는 일이 급선무였다. 그녀와 가까이 지내는 친구에게 솔직한 나의 마음을 고백하고,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같이 밥을 먹으면서 얘기도 나누며 서로 조금씩 말문을 트기 시작했다. 그렇게 1~2주를 좀 더 친하게 지내다 보니 시험기간이 다가 왔다.

시험기간에는 같이 수업을 듣는 것이 있어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함께 공부를 하기도 했다. 서로 모르는 부분에 대해 도움을 주고 시험에 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그녀와 나는 더욱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힘들고 지겨운 시험의 마지막 날. 같이 마지막 시험을 망치긴 했지만, 그래도 시험이 끝났다는 사실에 나는 그녀와 맥주 한잔을 마시기로 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술기운을 빌려 그녀에게 내 마음을 고백해 버렸고, 그녀는 하루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얘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는 하루는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긴 하루였던 것 같다. 마침내, 그녀에게서 OK를 받아냈고, 나는 이 세상을 다 가진 신입생이었다.

가끔씩 지금은 너무 편한 사이가 된 여자 친구와 어색했던 2006년 봄을 회상하곤 한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은 쑥스러워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많은 커플들이 사귀고 헤어졌던 2006년의 험난함을 무사히 헤쳐 나온 나와 여자 친구가 정말 자랑스럽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2007년 봄에도 많은 커플들이 캠퍼스를 누볐으면 좋겠다. 잔디밭에서 누워서 같이 하늘을 바라보고, 배고프면 자장면 시켜먹는 즐거움을 많은 한양대 학생들이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경험자 입장에서 보면 캠퍼스만큼 좋은 데이트 장소도 없기 때문이다.

올 봄, 우리학교 학생들의 마음에도 진정한 봄이 찾아오길 바란다.

김준호<언정대.정보사회학과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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