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다
취중토크,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다
  • 성명수 기자
  • 승인 2007.03.26
  • 호수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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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도 받고 사람도 많이 만날거에요”

07학번 새내기들이 선배들에게 고하는 러브레터.

파릇파릇한 07학번 새내기들 덕분에 캠퍼스는 한창 활기차다. 한 달여의 캠퍼스 생활 동안 그들에게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첫 만남에 어색함은 술자리 특유의 분위기에 금방 녹아들고 금방 친구가 됐을 것이다. 그래서 새내기들과 술자리를 함께 하며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성명수) 다들 정시모집으로 들어왔나.
정필수) 저는 사랑의 실천으로…. 우리학교가 사랑의 실천으로 학생을 많이 뽑더라고요.
성) 입학식 같은 때 보면 사랑의 실천 되게 강조하잖아.
정) 저는 입학식 갔는데 가니까 폐회사 하더라고요. 하하하. 아, 전화 좀 받을게요.
이정원) 누구야.
정) 응, 엄마. 여보세요.


성) 전화 받는 내용은 인터뷰에 안 들어갈 것 같지? 다 들어가.
이) 진짜요?
정) (전화통화)아, 인터뷰하고 있어. 인터뷰. 응, 가능해요.
성) 보통 이런 식으로 들어가지. 인터뷰 시작하자마자 전화가 왔는데 엄마한테 인터뷰한다고 자랑하더라. 이런 식으로. 하하하.
이) 포장을 섞어서….
성) 신문 나오면 알겠지만 우리가 왜곡을 하진 않아. 근데 포장을 되게 심하게 해.
정) (전화통화)네, 안녕히 계세요.(뚝) 뭐라고요.
이) 아, 너 좋다고. (웃음)

선배는 후배를 좋아해~♬ 후배는 알콜을 좋아해~♩
성) 이제 대학생활 한 달쯤 됐는데 술자리 되게 많지?
이) 20일 중에 보름은 마신 것 같아요.
성) 그런 술자리 많이 다니니까 어때?
정) 고등학교 때 숨어서 마시다가 당당하게 먹으니까 좋아요. (웃음)
이) 담배도 숨어서 피다가?
성) 술자리 다니다보면 흔히 술 먹고 죽는다고 하잖아. 죽어본 적도 있어?
이) OT가서 말이죠….
정) 야, 잠깐만.
이) 필수가 말이죠, OT가서 가방에 토하고 옷 쌓아놓은 곳에 토하고 그래서 이제 자타공인 토쟁이에요.
정) 그래서 별명이 토쟁이가 됐어요.
성) 학성이는 재밌는 일 없었어?
김학성) 저는 그냥 평범하게 다녀왔어요. 재밌는 일도 없었던 것 같고.
이) 저희는 사발식을 하는데 엄숙한 분위기에서 꾕과리에 막걸리를 부어서 먹어요.
장) 막걸리 먹는다고 하면 꾕과리에 주고 물 마신다고 하면 징에다가 채워줘요.
성) 그런 술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이) 하루쯤은 즐기는 차원에서 괜찮은 것 같아요.
정) 맞아요, 술자리에 참석해보면 못 마시면 억지로 권하거나 하지는 않더라고요.
성) 선배들은 어떤 것 같아?
김) 그거 말하면 선배들이 보고 다 알잖아요.
이) 세상에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고요.
성) 밥들은 다 잘 얻어먹어?
정) 네, 딱 스케줄을 적어놓고.(웃음)
이) 오늘은 이 선배, 내일은 저 선배 딱 정해놓기도 하죠.
김) 우리도 그래요. 사 주는 거 좋아하는 선배들도 있어서.
이)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던데.
성) 근데 선배들이 겉으로는 싫은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다 좋아해. 열 명 스무 명씩 떼로 몰려가지 않는 이상….
김) 그런데 선배들은 왜 이렇게 돈이 많아요?
성) 그게 돈이 많은 게 아니라 돈을 쥐어짜는 거지. 후배들이 밥 사달라고 하면 싫어할 선배는 정말 아무도 없거든.
이) 하하하. 우리는 선배 4명한테 18명이 몰려갔는데. 입학하고 첫날에 ‘사주세요~’ 하면서 우르르…. 본관 앞 잔디밭에서 자장면을 시켜먹었죠.
정) 선배가 사주시면서 ‘만 원짜리 자장면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성) 잔디밭에서 그렇게 밥 먹는 것도 대학생활의 로망 중에 하난데 대학 와서 뭐 해보고 싶은 거는 없어?
정) 강의는 고등학교 때가 재밌는 것 같아. 1년 동안 같이 보는 사람들이니까 다들 친하잖아요. 장난도 치면서. 지금은 80명에서 100명씩 들으니까 그냥 일방적으로 듣는 거잖아요.
이) 시간표 짤 때도 고등학교 때는 시키는데로 수업을 들었는데 우리가 시간표를 짜니까 수강신청을 실패했네 마네 막 이러니까. 그것도 처음에는 되게 귀찮았는데 나중에는 애들이랑 잘 짜고 하니까 괜찮은 것 같아요.
성) 주4가 되니까 더 재밌지.
이) 그렇죠. 학교를 안 온다는 거 자체가.

교수님은 너무 어려워요
성) 수업들은 들을 만한가?
황보람) 아니요, 아 중국어 짜증나요.(웃음)


김) 교양에서 연극의 이해 듣는데 재밌어요.
황) 소시오드라마도 재미있다고 하던데.
정) 분노와 자기관리(웃음) 그것도 인기라던데.
성) 아, 근데 너희가 정말 최고의 인기과목을 모르는구나.
이) 성의 이해!
성) 어, 잘 아는 고만.(웃음)
정) 저는 성의 이해 드랍할까 하는데. 얻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이) 이미 다 알고 있어서?(웃음)
정) 아, 다 알고 있는게 아니라….
성) 교수님들은 어떤 것 같아?
이) 고등학교 선생님들이랑 분위기가 정말 많이 달라요. 조금 더 멀리 있다고 해야 하나. 고등학교 때는 담임선생님도 계시고, 농담도 하면서 친근한 그런 느낌이었는데 아직은 새내기라 그런지 멀게만 느껴져요. 되게 엄숙하고 근엄하시고.
황) 교수님 방에 절대 못 들어가. 앞에 서성이면서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만….
성) 교수님들은 문턱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들 하시는데 왜 그렇게 어려운걸까.
황) 아직은 교수님이라는 이름 자체에 압박이 있어요.
김) 약간 무관심하시잖아요.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이름을 외우려고도 하시는데 교수님들은 딱히 노력도 안하시는 것 같아요.

등록금은 비싸고, 장학금은 받고 싶고
성) 중간고사가 불과 한 달 남았어.
정) 에?
이) 뭘했다고….
김) 솔직히 대학 등록금 하는 거 없이 너무 비싼 것 같아요.
황) 좀 많이 아까워요.

성) 등록금 인상 반대 현수막 같은 거 걸려있고 하잖아. 그런 건 어때?
정) 잘 붙인다고 생각해요. 근데 현수막을 붙여도 변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어요.
황) 그런 거 붙여도 학생들만 보잖아.
이) 보기는 좋은 것 같은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니까.
성) 등록금 비싸다고들 하는데 다들 장학금 받아야지?
황) 장학금 받아야겠다 생각들은 하죠.
성) 우리 장학금을 위해 건배한 번 할까? 다음 학기에 만나게 되면 다들 장학생이 돼서 만나는거야. 장학금을 위해!
모두) 장학금을 위해!
김) 처음이라 그런지 친구들이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요.
황) 이번에 07들은 되게 열심히 한다고 들었는데 수업도 안 빠지고 지각도 안한데요. 선배들 이야기 들어보면 밤새 술 먹다가 아침에 수업 들어가기도 한다는데.
정) 우리는 술 먹고 과방에서 자고 그러는데 이상하네. 우리는 너무 당연한 일상인데.
황) 국문대 왜 그래? 애들이 좀 노나? (웃음)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애들도 있다는데, 그렇다고 공부만 하는 것도 아니고 놀기도 잘 놀아.
김) 하루에 두 세 시간만 해도 많이 하는 거잖아요. 친구들 다 공부 안하던데….

새내기, 대학에 고한다
김) 1학년 때는 그냥 재밌게 놀면서, 공부보다는 인맥을 넓혔으면 좋겠어요.
정) 1학년 때는 정말 그것밖에 없는 것 같아.
김) 집에 가면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하시는데 그것보다는 사실 좀 놀고 싶어요.
이) 저는 장학금을 받고 싶어요. 엄마가 2학기 때는 등록금을 안 대주신다고 하셔서(웃음) 피를 토하는 한이 있더라도 장학금을 타야해요. 장학금을 한 번 타보는 것도 보람된 일인 것 같아요. 학생이 아르바이트 말고는 돈 모으기 힘든데 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도움을 드리는 거니까.
정) 저는 제 자신한테, 수업 좀 제대로 들으라고.(웃음) 장학금 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수업만 잘 들으면 되요 수업만.
성) 아까 장학생이 되자는 그 다짐은 어떻게 하고? 아, 근로 장학생도 있다.(웃음)
황) 아, 나도 그럼 장학생이야, 과대 장학금 받거든. 저는 인맥을 좀 넓히고 학점 관리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뭐든지 다 열심히 하는 대학생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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