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 the love, by the love, for the love. 사랑학
of the love, by the love, for the love. 사랑학
  • 윤영미 기자
  • 승인 2007.03.11
  • 호수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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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낚으려거든 머리로 하지 말고 마음으로 하라. -마크 트웨인-

사랑은 학문이 아니다?

사랑의 라운드가 시작되면 링 위의 남녀는 서로를 탐색하며 미묘한 거랠교환의 시간을 갖기 마련이다. 이 단계에서는 심리학적 시간이 여자에겐 굼벵이처럼 느리게, 하지만 남자에겐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간다고 한다. 여자는 상대방이 연락하지 않으면 먼저 문자나 전화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무척 고민하는 반면, 남자는 꽤 오랫동안 여자를 잊고 지내다가 불현듯 그리워한다고들 한다. 많은 연애 전문가들은 탐색전 동안 서로의 말문을 여는 열쇠에 있어서도 남녀 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여자에게는 “어디 사세요”가 대답을 이끌어내기 가장 좋은 반면 남자에게는 “무슨 일을 하시나요”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사랑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심리학 박사 존 그레이는 칭찬의 기술을 권장한다. 여자에 대한 칭찬법은 상대를 직접 칭찬하는 것이다. 그레이 박사에 따르면 여자들은 ‘눈이 예쁘다’, ‘영화보는 안목이 있다’와 같은 칭찬을 들으면 자신이 남들보다 특별하고 독보적인 존재라 여긴다. 반면 데이트를 취직 면접시험처럼 인식하는 남자들은 ‘영화가 재밌다’는 말에 마치 자기가 감독이라도 된 듯 기뻐한다고 한다.

이처럼 오랫동안 사랑은 마음의 영역이었다. 사랑에 대한 금언들은 대부분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사랑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는 지성으로 억누르고 드러내지 말아야 하는 무언가로 인식됐다. 그러나 과학적 연구법의 확립과 과학기술 자체의 발전으로 감정에 대한 설명이 시도되고 있다. 단순히 지성이 감정을 지배한다는 과거의 사고에서 벗어나, 연구자들은 우리의 존재와 가능성을 결정하는 사랑이 어떻게 가능하며, 왜 그런지를 탐구하는 수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내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많은 학자들이 수많은 사랑의 세레나데에 대한 유형 파악에도 골몰했다. 알란 리는 사랑을 묘사하는 4천 가지 진술을 분류하고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 진술을 통한 해석학적 조사방법으로 사랑의 유형을 조사했다. 리 교수에 의하면 사랑은 스트로게·아가페·매니아·프래그마·루두스·에로스의 6가지 얼굴을 갖고 있으며 사람들은 이들의 조합을 통해 8가지의 전형적 모습으로 사랑을 한다고 주장했다.
라스웰 부부는 리 교수가 주장한 6가지 사랑의 유형을 그 머릿글자를 따 ‘SAMPLE’이라 명명하고, 대규모 표본 자료를 통해 결과를 발전시켜 결혼 상담의 조사도구로 활용했다. 로젠 햄 교수도 113개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SAMPLE 조사를 실시했다. 로젠 햄 교수는 조사 결과를 분류하면서 여성의 대답이 명확하게 분류할 수 있는 데 비해, 남성의 대답은 모호해 해석학적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새로 발견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랑과 사랑의 구성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때문이다. 예일 대학의 스턴버그 교수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사랑의 구성요소를 친밀감·열정·결정-헌신요소로 분류하고 사랑의 삼각형을 그리는 방법으로 사랑의 유형을 파악하고 있다. 스턴버그 교수의 ‘사랑의 삼각형’이론은 우리학교의 ‘성과 문화’ 강좌에서도 다뤄지고 있다.

둘제목. 내 사랑은 어떻게 가능할까?

뇌과학의 발전은 인체에 대한 설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대뇌 변연계의 진화적 관점에서 사랑의 인식을 설명한다. 대뇌의 변연계는 상대방의 내면 상태를 감지·분석하기 위해 전문화된 섬세한 신체적 장치이다. 뇌과학에서 시각이 전자기 복사의 반사 파장을 감지하는 장치이고, 청각이 공기의 진동 파장을 감지하는 장치인 것처럼 감정은 변연계 동물의 사회적 감각 기관으로 정의된다. 우리는 감정을 통해 상대방의 내적 상태 및 진의를 감지하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발달된 신경센서는 정서적 반응을 보이는 다른 대상을 감지한다. 우리가 영화관에서 느끼는 전율의 상당 부분은 대형 앰프가 아닌 주위 사람들의 활발한 변연계 운동 때문에서 비롯된다. 대뇌 변연계의 감정센서는 상대의 내면 상태를 감지하고, 자기 신체 반응을 그 상황에 맞게 조절한다. 많은 연인들이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은 감정센서가 서로의 내면을 감지해 서로의 내면 상태에 자신을 조율하는 일종의 협주곡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호 교환과 신체적 적응을 변연계 공명(limbic resonance)이라 한다. 연인끼리 서로의 표정에서 정서적 반응을 살펴보는 행위를 다층적인 경험으로 만드는 것 역시 변연계 공명 능력 덕분이다. 시선이 마주칠 때 연인들의 신경계는 서로 구체적이면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이처럼 변연계 공명으로 발생하는 뉴런의 조율은 너무나 익숙한 것이어서 그것이 없으면 불안하게 느낄 정도다. 뱀 등의 파충류나 로봇 센서의 인공안구와 시선이 마주칠 때 우리가 거부감을 느끼고 두려워하는 것은 그것의 눈은 변연계 공명을 이루지 못하는 차가운 비활성 물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뇌 속에는 이러한 변연계 정보를 간직하고 있는 무수한 연결선들이 뉴런 세포를 매개로 방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그것은 정서적 지각을 좌우하고 우리가 사랑을 느끼게 하거나 사랑의 행동을 유발하는 강력한 유인자이다. 따라서 이러한 뉴런정보가 변화해 대뇌 변인계에 재구성이 일어난다면 우리의 사랑 방식은 원래의 형태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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