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범과의 묘한 감정, 스톡홀롬 신드롬
인질범과의 묘한 감정, 스톡홀롬 신드롬
  • 김보만 기자
  • 승인 2007.03.03
  • 호수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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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화엔 모두 수갑이 나온다. 「완전한 사육」에서 수갑은 남자가 여자를 강금하는 도구이고 「강적」에선 두 주인공의 대립하는 위치를 말해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갑은 두 주인공을 묶어주는 상징물이 된다. 서로의 손목을 하나씩 묶은 채 영화 속 둘은 서로 사랑하거나 이해하게 된다. <편집자주>

스톡홀롬 신드롬이란?
인질범을 옹호하고 경찰을 적대시하는 이상 심리를 보인데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

사랑의 강요, 완전한 사육

“납치한 건 죄송합니다.” 납치범 이와조노가 18살 고등학생 쿠니코에게 한 첫 마디다. 그가  쿠니코에게 요구하는 건 목숨을 담보로 하는 돈이 아니다. 그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완전한 사랑’의 완성이다. 그러면 그녀는 자유의 몸이 된다. “이와조노 상 우리 키스할까요?” 쿠니코는 완전한 사랑을 흉내낸다. 이 방법 밖에는 여기서 나갈 수가 없다. “불순한 키스는 싫어.” 남자는 감정이 배제된 접촉을 거부한다.
감금 2주째, 영화는 납치라는 주제에 걸맞지 않는 「눈부신 태양빛을 배경으로 아침식사 장면」을 보여준다. 기자가 보는 스톡홀롬 신드롬의 시작은 바로 이 장면이다. 쿠니코는 더 이상 매일아침 주는 토스트 두 조각과 달걀이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식사가 끝나면 어김없이 채우는 수갑과 자물쇠도. 심지어 그녀는 예고 없이 찾아온 주인아줌마의 방문에 숨소리를 죽인 채 숨는다. 그리고 영화는 침대에 누워있는 두 남녀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 이제 둘은 이와조노가 그토록 원하던 ‘완전한 관계’됐음을 선포한다.

닮은 영화 : 나쁜남자
백남학술정보관 비치여부 : 없음

형사와 탈옥범의 동질감, 강적
인생 뭐 없다고 말하는 형사 하성우, 수술을 앞둔 아들은 둔 그는 하루하루를 그야말로 죽지못해 산다. 그런 어느 날 성우가 잠복근무 중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동료 형사가 죽음을 당한다. 하 형사는 동료들로부터 쏟아지는 질책과 원망을 감당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도 인생 뭐 있다고 우기는 전직 깡패 이수현, 이제는 착하게 살려고 한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살인범으로 몰려 감옥에 들어가고 억울한 마음에 탈옥을 결심한다. 절대 친할 수 없는 두 사람은 이렇게 각자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마주친다.
수현의 인질이 된 하 형사는 “나는 범인이 아냐”라고 말하는 탈옥범의 말이 거짓이 아닌 걸 안다. 그리고 수현은 성우의 아들이 4일안에 수술을 받으려면 큰 돈이 필요하단 걸 듣게 된다. 둘은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들키기 싫은 서로의 모습을 본다. 이제 영화는 수현을 데리고 경찰서 앞을 그냥 지나치는 하 형사와 그를 ‘형’이라고 부르는 수현을 비춰준다.
두 주인공은 마지막까지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다.

영화 한마디 : 박진감 없는 액션, 단순한 스토리 구성. 러닝타임 118분이 너무 길다.
백남학술정보관 비치여부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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