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세계 속에 발전하는 한양인 되길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세계 속에 발전하는 한양인 되길
  • 한대신문
  • 승인 2006.12.02
  • 호수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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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학원 초빙교수로 있는 추미애 동문 인터뷰


<편집자주> 우리나라 여성 정치인의 대표주자인 추미애<법·77졸>동문을 만났다. 그녀를 직접 만나보니 평소 ‘추다르크’로 알고 있던 강한 이미지와는 달리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추미애 동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을 수 있었고 우리학교 후배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2004년 이후에 2년 동안 미국에 가서 어떤 일을 했나
2004년 8월 미국 콜롬비아 로스쿨에 방문교수로 초청을 받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갔다. 한동안 정치활동 때문에 아이들에게 소홀했는데, 미국에서는 엄마 역할도 하고 공부도 했다. 그리고 한?미 관계, 미?중 관계, 미?일 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또한, 북한 핵문제의 구체적 해법을 제시해 미국의 대 한반도?북한 정책에 국익을 극대화 시키도록 북한 핵문제를 연구하고, 논문도 작성하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토론해서 설득 시키는 일을 했다. 넓은 곳으로 가서 시야를 넓히고 충전기간을 가지며 공부했던 것이 유익했다.

최근에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지난 8월에 귀국해 모교인 우리학교에 26년 만에 왔는데, 내가 다닐 때보다 학교가 굉장히 발전했다. 그때 당시의 건물들은 숨어있을 정도로 모습이 바뀌었고, 학교가 활기 넘친다. 우리 때는 공부는 혼자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취업걱정이 없어 심각하게 공부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경 없는 경쟁시대에 사는 후배들은 영어, 컴퓨터 실력은 기본으로 갖추고 사회로 나가야 된다. 때문에 수업 분위기도 매우 진지하다.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로 있으면서 120명 정도의 학생들에게 교양강의인 ‘동북아 국제정치의 이해’를 강의하고, 간혹 대학원 강의와 3번의 특강을 했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배운 것을 전달해 주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기도 했다. 내년에는 대학원에서 동북아 국제관계와 쟁점에 관해 강의 할 예정이다. 간혹 특강을 통해 학생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국제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잘 알아야 자신의 역할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알려 주는 것이 선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준비 후, 정계복귀 할것"
가끔 정계에 언제 복귀하는지 묻는 사람도 있다. 정계에서 활동했던 사람으로서 충분히 준비해서 돌아갈 계획이다. 개인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가와 정치인이 지원하고 장려하는 정책을 준비해서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또한, 국민들에게 사회양극화나 경제성장의 위기를 풀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하고 준비해서 돌아갈 생각이다. 막연한 정치구도 속에서 갈등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정계로 돌아가는 시점은 딱히 언제라고 말하긴 힘들고, 지금은 준비 중이다.
정치인들이 그들만의 정치를 하고 비생산적인 모습을 계속 보여주기 때문에 20대가 관심이 적은 것 같다. 이런 모습들을 지양하고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 시대의 과제와, 민주화 세력이 좌절하고 방황하는 모습에 방향제시를 고민 중이다. 오는 5일, 처음으로 ‘21세기의 한국과 민주세력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외부강연이 있다. 앞으로 외부강연을 통해 국민들에게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정치권의 건강성도 회복하도록 촉구하겠다. 그런 다음, 정계로 나갈 생각이다. 많이 지켜봐 달라.

여성정치인이 담당해야 할 몫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사법시험에 합격할 때 여성은 3명뿐 이었다. 지금은 여성을 집안에 감춘 보물이 아닌 동등한 사회 구성원이 됐다. 사법시험 여성 합격자가 30%가 된다고 들었다. 예전에 비하면 대단한 발전이다. 분야별로도 많은 진전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여성이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여성이 육아나 가사부담을 대체로 맡고 사회적 역할까지 한다. 정치인들의 정책적인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우리들의 사고 자체도 많이 바꿔야 한다. 정책이 해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미국 남성들은 하며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여성들에게 잘 대해 준다. 퇴근시간도 빨라 남성들이 주중에도 아이들과 야구장이나 축구장에 간다. 또, 우리나라처럼 남자들의 회식문화가 없고 그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낸다. 그래서 여성들의 육아?가사부담이 적어져 사회 진출이 용이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빠르게 전통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넘어가면서 개인의 개성을 발휘하고, 인습에서 많이 벗어났지만 남녀의 역할구분에 대한 인식은 진전이 없다. 이 점은 사회정책인 해결보다 가정에서 남자들이 역할분담을 통해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정치는 여성이기 보다 전문가로서 접근할 것"


남성중심의 정계에서 여성은 단지 여성정책의 일환으로 장식적 존재일 뿐이었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설득력 있는 정책으로 인정받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고통스러운 시기였다. 그래서 관심의 전환이 돼가고 있지만 아직도 완전한건 아니다. 정치는 여성이기 보다 전문가로서 접근하겠다.

여성 후배들에게 선배의 입장에서 조언을 한마디 한자면
정치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해주고 싶은 것은 리더쉽은 공짜로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려움을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 속에서 희생하고 봉사하다보면 주변에서 그 리더쉽을 존중해준다. 그때, 스스로 깨닫고 가꾸면서 리드하면 된다. 정치에 관심 많은 여학생들이 할일은 봉사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배려하는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 특히, 지금 세대는 성적으로 차별하는 세대도 아니다. 하지만 사회에서 남녀간의 역할분담은 있다. 여자가 더 잘하는 영역을 남자가 굳이 할 필요 없고, 남자가 더 잘하는 영역에 여자가 굳이 도전할 필요도 없다. 성대결이 아닌 성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협조하면 여성이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학생회장 후보에 여학생도 있었다. 이런 진전은 정치인의 입장에서 반갑다.

대학생들의 탈정치화가 가속됐을 때 우리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정계 전체가 비생산적 활동을 했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 없게 된 것이다. 사실, 여러분들도 정치를 한다. 정치는 한 조직에서 리더쉽을 발휘하고, 남을 설득하는 것이다. 이건 여러분들끼리, 학교 안에서, 기업에서 등 어떤 사회에서도 이뤄지는 것이다. 이런 자질을 가지려면 학점과 영어도 중요하지만 가치발견을 통해 보람을 얻어야 한다. 바쁘게 살다보면 40?50대쯤 회의하는데, 이때 공적인 문제에 관심을 주면 인생에 보람을 느끼지만, 출세를 위해서만 살면 심한 회의를 느낄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가치 지향적이고, 이타적으로 남을 위해 공공성을 창출하는 일에 희열을 느낀다. 대학생들의 탈정치화는 직장을 찾을 때 까지만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 때는 민주화 때문에 정치참여도가 컸지만, 지금은 개인의 경쟁력을 갖춰야 된다. 경쟁력을 갖추고 안정되면 사회에 눈을 돌릴 때가 찾아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당부 한 마디 부탁한다
어른 세대는 산업화 시대의 주역이고, 30?40대는 사회의 민주화를 앞당긴 세대다. 우리세대까지는 우리의 울타리만 바라봤는데, 여러분의 무대는 세계다. 세계와 경쟁을 하지만 출세 지향적이기만 하면 안 된다. 주목받는 인물은 자신의 개성과 자질을 발휘하며 세계발전에도 기여하는 인물이다. 눈을 세계화 시대,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에 발맞춰 세계 속에 발전하는 사람이 되서 작게는 한양을, 크게는 한국, 아시아인의 위상을 높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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