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신문 ‘인간적’으로 읽기
한대신문 ‘인간적’으로 읽기
  • 한대신문
  • 승인 2006.11.20
  • 호수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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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슷한 일을 했기에 『한대신문』에 대한 견해를 ‘함부로’ 말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초록은 동색이요, 가재는 게 편”이라고 하며 못을 박아버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초록 또한 엄연한 하나의 색깔이고, 가재에게도 ‘발언의 자유’는 있다. 『한대신문』에 대한 옹호 혹은 비판을 할 수 있지만 나는 이들의 ‘인간적인 고충’을 이해하기에(혹은 이해하려고 노력하기에) 여기에서는 ‘적극적으로’ 이들을 옹호하려 한다.

 『한대신문』에 특히 눈 여겨 볼 코너가 있다면 바로 제7면인 ‘여론’ 면이다. 장산곶매, 한양아고라, 사실에서, 진사로, 거리의 리포터 코너가 여론 면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가장 마음에 드는 코너는 바로「사선에서」이다. 물론 각 부장들의 ‘사회를 바라보는 진지한 시선’이 듬뿍 담겨있는 장산곶매, 그리고 진사로의 엄익상(중문) 교수님이나 이상욱(철학) 교수님이 던지는 ‘의미 있는 질문’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선에서」꼭지가 내게 가장 와 닿는 이유는 그 곳이 『한대신문』이 지닌 가장 ‘인간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취재를 열심히 해 왔는데 사정도 잘 알지 못하는 부장이 퇴자를 놓는다”, “정말 학생들이 노천극장에서 짜장면 먹으려고 우리 신문을 깔아둔다면 그 와중에 내 기사를 볼 수도 있을 거 같다”, “총학생회 공청회를 주최해서 가슴이 뿌듯하다” 등의 1학년 수습기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가슴이 아프지만 ‘스스로 낙관을 가지려하는’ 모습이 보여서 한없이 ‘대견’하기만 하다.

 그와 동시에 어느 정도 ‘불편’ 한 마음도 든다. 가령 1학년이 “이 활동 하려면 시간 상당히 많이 뺐기죠? 그런데 취업에 도움은 되나요?” 라고 물어볼 때 "시간 많이 뺐기고 학점도 나빠진다. 하지만 느끼는 게 꽤 큰 것 같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나뿐인 대학생활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며 불안해 할 이들의 심정을 잘 알기에 애써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일 할 것’을 당부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매번 「사선에서」 꼭지의 글들은 그런 걱정을 말끔히 씻어내 준다.

 최근 한양대 서울 자유게시판에 “이번 호 『대학내일』은 안 나왔나요?”라며 그것을 애타게 찾는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월요일마다 『한대신문』을 기다리는, 특히 이번「사선에서」꼭지엔 어떤 것이 나왔을까하고 궁금해 하는 독자도 있다는 걸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장헌<전 교지편집위원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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