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용적률 및 높이 규제 완화, 서울권 주요 대학들 재정비 나선다
캠퍼스 용적률 및 높이 규제 완화, 서울권 주요 대학들 재정비 나선다
  • 최무진 기자
  • 승인 2023.06.05
  • 호수 1568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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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학기부터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통해 서울권 대학들이 공간구조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오는 7월부터 서울시가 대학의 *용적률 및 건물 높이 등 공간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시행할 것이라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여러 서울권 대학들은 개정안 시행을 반기는 입장이지만 한편에선 개정안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먼저 해당 개정안을 적용받기 위해선 각 대학이 ‘혁신성장구역’으로 선정돼야 한다. 혁신성장구역에선 캠퍼스 내 용적률을 최대 1.2배까지 완화해주는데, 이를 통해 대학들은 첨단학과 신·증설 및 창업 공간 조성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자연경관지구 내 대학시설의 높이 기준도 완화된다. 그동안 용적률이 부족해 대학들이 건물을 신·증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개정안을 통해 △공간 재배치 △건물 신·증축 △노후 시설 정비 △핵심 시설 유치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홍명순<서울시 도시계획국 시설계획과 교육문화계획팀> 주무관은 “캠퍼스 용적률 기준 완화와 관련해 많은 대학들의 요구가 있었다”며 “대학들이 제한된 공간 내에서 활용 면적을 확보하고 건물의 신·증축에 용이하도록 용적률과 높이 규제를 완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캠퍼스에선 개정안이 공포된 이후 캠퍼스 개발을 위해 혁신성장구역에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김승덕<관리처 시설팀> 대리는 “해당 개정안이 학교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추후에 혁신성장구역 도입 및 건축 사업에 적용토록 노력할 것”이라 전했다.

타 대학에서도 혁신성장구역에 지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고려대 건축팀 관계자 A씨는 “용적률 규제로 문제가 있다고 꾸준히 서울시에 행정적인 처리를 해달라 요청해왔다”며 “혁신성장구역에 선정되면 캠퍼스 개발에 유리해 지원을 계획하는 중”이라 전했다. 또한 용적률이 약 99%에 달하는 홍익대에서도 원활한 신·증축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홍익대 건설관리팀 관계자 B씨는 “용적률이 가득 찬 상황에서 캠퍼스가 혁신성장구역에 선정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학 구성원들은 해당 개정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캠 총학생회장 이소리<공대 건축학부 21> 씨 또한 “그동안 학생들이 공간 부족에 대한 불만을 총학생회에 많이 전달해 주었다”며 “대학 내 신·증축으로 학생들이 공간 사용에 불편함이 줄어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 해 신축 착공이 예정된 서울캠 의대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전까지 의대 내 물리적 공간의 부족과 설비 노후화 등의 문제가 용적률 규제에 의해 개선되지 못했던 것이다. 김정수<의대 행정팀> 차장은 “의대 건물이 신축된 이후 완화된 용량만큼 증축할 수 있도록 설계에 반영할 것”이라 전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 대해 대학에 특혜를 주고 자연경관을 파괴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우선 대학에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단 비판이 제기됐다. 정규석<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개발이 제한된 자연경관지구에 위치한 모든 건축물은 동일하게 규제받아야 한다”며 “대학만 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이들에게 특혜를 주는 결정”이라 지적했다. 또한 건물 신·증축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 환경 및 경관을 해칠 수 있단 입장도 있다. 정 사무차장은 “대학들이 건물을 올리게 되면 근방의 자연을 가려 시민들의 조망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근처에 높은 건물이 들어설 때 발생할 환경 파괴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대학들이 중장기 계획을 잘 세워 신·증축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길 바란다.


*용적률: 건축물 총면적의 대지면적에 대한 백분율을 말한다.
*자연경관지구: 산지·구릉지 등 자연경관의 보호 또는 도시의 자연 풍치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구를 말한다.

도움: 고려대 건축팀
정규석<녹색연합> 사무처장
홍명순<서울시 도시계획국 시설계획과 교육문화계획팀> 주무관
홍익대 건설관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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