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받은 적 없어” 의류학과 패션쇼 논란에 회장단 사퇴
“공지 받은 적 없어” 의류학과 패션쇼 논란에 회장단 사퇴
  • 채수민 기자
  • 승인 2023.05.15
  • 호수 1566
  • 4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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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류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제공된 한 유명 브랜드의 패션 행사 초청 티켓이 1학년 학생들과 주요 학생회 임원들에게만 공유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의류학과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은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지난달 말 의류학과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안내됐어야 할 행사 참여자 모집 공지가 1학년 학생에게만 이뤄져 문제가 됐다. 해당 공지는 학과장 교수가 1학년 학생 대표에게 처음 전달했는데, 공정한 방식으로 신청을 받아 행사에 참여할 학생을 결정하도록 부탁했다. 그러나 1학년 학생 대표 A씨는 해당 행사 참여 모집 공지를 전체 재학생이 아닌 1학년 학생들에게만 안내했다. A씨는 입장문에서 “신입생 배려로 오인해 공지해야 할 재학생의 범위를 1학년 학생들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흔치 않은 행사 참여 경험을 학생회 측의 실수로 놓치게 돼 억울하단 반응이다. 학생 B씨는 “해당 패션 행사를 주관한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도 명성 있고 영향력 있는 브랜드”라며 “국내외 패션계에서도 흔치 않은 행사이기에 학생들에게 큰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행사 참여 기회가 거의 없었던 의류학과 학생들 대부분이 공지를 접하지도 못해 행사에 참여할 수 없었단 지적도 있다. 학생 C씨도 “원래 학과 내에서 종종 패션 위크나 패션쇼 등 관련 행사 참여 기회가 주어졌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고학번들은 기회를 거의 제공받지 못했다”며 “문제가 된 행사는 참여 기회가 자주 오지 않고 고학번 학생들도 거의 경험해 보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해당 행사에는 △1학년 학생 대표 △의류학과 학생회장 △학생회 임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커졌다. 처음 학과장 교수로부터 행사 참여 공지를 받은 1학년 학생 대표가 참여 학생 명단에 본인을 포함했고, 1학년 학생들이 모여있는 SNS 채팅방에 공지가 게시된 것을 본 의류학과 학생회장과 2학년 학생회 임원 한 명이 행사 참여 신청을 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행사에 참여한 학생회 임원들은 각각 사과문을 내고 “학생회 측의 미흡한 조치로 인해 피해를 본 학생들에게 죄송하다”며 “앞으로 학과 내 문제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문 게시 후에도 학생들 사이에선 불만이 이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학생회 측이 뒤늦게 해명을 발표했다. 학생 B씨는 “본인의 직책을 남용하여 특혜를 얻고, 논란이 일기 전까지 책임을 회피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 D씨는 “경위서에 따르면 학생회장은 행사 참여가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오해했다고 밝혔는데, 1학년이 아니면서 본인의 참가 희망 의사는 왜 밝힌 것인지도 의문”이라며 “절대다수인 타 학년 학생들에겐 기회조차 제공되지 못했고, 해명도 석연찮으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논란이 이어지자 의류학과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은 사퇴서를 내고 사임했다.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은 각각 “학과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서 마땅히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논란에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의류학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해 학과 내에서 이뤄지는 행사 참여자 모집 방식의 미흡한 점을 보완할 것이라 밝혔다. 비대위 측은 입장문을 내고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참여자 모집 방식의 공정한 기준이 무엇일지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라 전했다.

학생을 대표하는 학생기구로서 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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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11:46:36
학생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학생회는 학생들을 대표하는 기구로서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특정 학년에만 행사 참여 기회가 제공되는 것은 학생들 사이에 불만과 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학과 내에서 행사 참여자 모집 방식을 개선하고 공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회는 학생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책임감 있고 투명한 운영이 되길 바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