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한양인을 있게 한 강의
지금의 한양인을 있게 한 강의
  • 김다빈 기자, 김연우 기자, 이예빈 기자, 최무진 기자
  • 승인 2023.05.15
  • 호수 1566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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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엔 학교를 대표할 만한 수많은 교양 선택 강의들이 존재하며 그 중 일부는 많은 학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강의들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영역을 가르치거나, 이미 알고 있는 영역이라도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배울 수 있단 점 등 다양한 이유로 학생들에게 각광 받고 있다. 대표적인 강의로는 서울캠퍼스의 「하루키와 함께 읽는 고전」과  「분석과 비판」, ERICA캠퍼스의 「그림책 테라피」와 「스무살의 행복한 나의 인생 디자인」이 있다. 본지 기자들이 개교기념일을 맞아 4개의 강의를 찾아 해당 강의가 어떤 이유로 학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듣고, 학생들의 생생한 수강후기를 취재했다.

▲ 「그림책 테라피」 수업 중 조별활동을 진행하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 「그림책 테라피」 수업 중 조별활동을 진행하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나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수업 「그림책 테라피」
ERICA캠퍼스엔 교양 수업을 추천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강의가 있다. 바로 「그림책 테라피」다. 해당 강의는 학내 커뮤니티의 강의평에서 5점 만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림책 테라피」는 강의명처럼 ‘그림책’으로 ‘테라피’를 하는 실험실습 수업이다. 즉, 그림책을 통해 치유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본 강의를 담당하는 조민영<ERICA교무처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이 강의는 그림책 속에 자기 자신을 비춰보고 연관된 활동들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학생들이 삶과 자신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도록 「그림책 테라피」 강의를 만들었다. 특히 조 교수는 그가 번아웃을 겪으며 자신의 삶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을 학생들에게 공유하고자 했다. 이 수업에선 함께 그림책을 읽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자신과 삶에 대해 성찰을 하고 이야기한다. 조 교수는 “바쁜 학생들이 강의를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강의를 수강하며 본인의 삶에 대한 한 번 이상의 발표를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어 좋았단 반응이다. 본 강의를 수강했던 전현진<국문대 문화콘텐츠학과 20> 씨는 “발표가 끝나면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일일이 코멘트를 해주셨는데 무척 좋았다”며 “교수님이 해주시는 조언 덕분에 세상을 사랑하는 넓은 마음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예빈<국문대 문화콘텐츠학과 21> 씨 또한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스스로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이 되어 좋았다”고 전했다.

「그림책 테라피」는 바쁜 삶을 살아가느라 정작 본인을 돌아보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수업이다. 조 교수는 “내 마음을 알고 싶거나 그저 숨구멍이 필요한 학생들이 찾아주면 좋겠다”며 학생들에게 쉼터 같은 강의가 되길 바랐다. 이렇듯 삶과 자신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학우들에게 「그림책 테라피」 강의를 추천한다.

▲ 「하루키와 함께 읽는 고전」 수업을 준비하는 김지선 교수의 모습이다.
▲ 「하루키와 함께 읽는 고전」 수업을 준비하는 김지선 교수의 모습이다.

책을 통해 나를 알고 싶다면 「하루키와 함께 읽는 고전」
특이하게도 서울캠퍼스엔 작가 이름이 들어간 강의가 있다. 바로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하루키와 함께 읽는 고전」 수업이다.

이 강의에선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작품을 읽으며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김지선<서울 교무처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하루키의 고전은 개인의 삶과 내면의 허무를 견디는 방식을 고민한 작품이 많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나는 누굴까’를 고민하며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에 하루키의 문학작품을 강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강의는 학생들 스스로가 인문학적인 고민을 하며 성찰하도록 한다. 김 교수는 “강의는 작품 속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주제를 학생들에게 제시한 뒤, 학생들끼리의 대화와 발표를 통해 스스로 답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은 하나같이 작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다각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에 수강한 장유빈<사회대 사회학과 20> 씨는 “직접 문학작품을 골라 사회 문제나 사랑 등에 대해 고찰할 수 있어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며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성찰하는 시간 덕분에 진정한 대학 강의란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2021년에 수강한 황선우<경영대 경영학부 21> 씨는 “대다수의 고전 읽기 강의는 내용이 어려운 반면, 이 강의는 따라가기 어렵지 않은데다 교수님께서 수업과 조별과제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열정적으로 도움을 주셔서 더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책을 읽고 다양한 사람과 의견을 나누며 ‘나’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는 「하루키와 함께 읽는 고전」.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동시에 스스로 성찰할 기회를 얻고픈 학생들이라면 한번쯤 수강해보는 건 어떨까.

▲ 「분석과 비판」 민찬홍 교수의 모습이다.
▲ 「분석과 비판」 민찬홍 교수의 모습이다.

세상을 이해하는 힘, 「분석과 비판」
“역시 갓찬홍 교수님의 수업”, “교수님의 압도적인 지식의 양과 깊이에 감탄한다”, “한양대 최고의 명강의”. 찬양에 가까운 이 칭찬들은 전부 서울캠퍼스 교양 과목 중 하나인 「분석과 비판」에 대한 강의평이다.

민찬홍<정책대 정책학과> 교수에 따르면 「분석과 비판」은 “논리적인 태도로 글을 읽어내는 훈련을 하는 강의”다. 학생들은 수업 중 대부분의 시간에 글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며 요약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이 강의는 수능 국어 과목의 대학교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학생들은 「분석과 비판」을 통해 수많은 글을 읽고 또 읽게 된다. 이 때문에 비록 과제량은 많을지 모르지만, 바로 그 점이 이 강의의 매력이다. 수강생 A씨는 “교수님의 수업자료는 △근거 △소재 △주장 등을 명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각기 다른 분야의 글로 구성된다”며 “이를 읽으며 스스로 글을 분석하는 틀을 확립하는 동시에 잘 모르던 분야에 대한 지식까지 함양하게 됐다”고 전했다. 다른 수강생 김유선<인문대 철학과 21> 씨는 “수업자료 중 ‘하일라스와 필로누스의 세 대화’란 생소한 글을 보고 당황한 경험이 있다”며 “하지만 거듭된 읽기 연습을 통해 비로소 혼자의 힘으로 글을 이해했을 때 느꼈던 뿌듯함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분석과 비판」은 논리적 사고와 능력을 갖출 수 있단 이유로 학생들 사이에서 법학적성시험(LEET)이나 공직적격성평가(PSAT)에 도움이 된단 입소문을 타기도 한다. 하지만 민 교수는 “진로나 취업을 떠나 비판적 지식인으로 성장하고픈 학생이라면 진지하게 수강해보길 권한다”고 전했다. 수강생들 또한 처음엔 강의의 소문을 듣고 수강했지만, 「분석과 비판」을 통해 삶의 필수적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만큼, 모두가 들어보길 바란다고 추천했다.

글을 읽고 세상을 이해하는 작업은 아마 대부분 학생이 평생에 걸쳐 연습하게 될 것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대학 생활 중 이 연습을 제대로 한 번 해보고픈 학생이라면 민 교수님과 「분석과 비판」의 여정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스무살의 행복한 나의 인생 디자인」 강의에서 조별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 「스무살의 행복한 나의 인생 디자인」 강의에서 조별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양에서의 첫 단추는 「스무살의 행복한 나의 인생 디자인」으로
‘저 이번에 스무디 먹을 수 있을까요?’ 3월 수강 신청 기간이 되면 ERICA캠퍼스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글이다. ‘스무디’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 강의는 「스무살의 행복한 나의 인생 디자인」으로, 새내기 사이에서 매년 큰 인기를 끈다. 심지어 1학년 1학기에만 수강할 수 있어 대학 생활 중 단 한 번의 신청 기회만 주어지기에 더욱 특별하다.

신입생들의 새 출발을 돕는 이 강의의 목표는 자기 탐색과 이해를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진로에 대한 전략과 목표를 설계해 사회진출을 위한 기초를 다지는 것이다. 강의를 담당하는 이인식<ERICA 교무처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대학 입학을 목표로 달려온 학생들이 막상 대학에선 목표의 부재로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무디는 학생들이 유의미한 대학 생활을 고민하며, 내면의 잠재력을 찾아 인생의 방향을 세울 수 있게 하는 강의”라 설명했다.

해당 강의는 주체성을 강조하는 수업인 만큼 학생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 교수는 “주로 조별 활동이나 발표 등으로 학생들의 활발한 참여를 장려한다”며 “3~4주마다 조원을 바꿔 다양한 사고와 관점을 가진 학생들이 두루 교류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강의에 대한 수강생들의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현재 강의를 수강 중인 김승현<언정대 광고홍보학과 23> 씨는 “주변 선배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이 강의를 수강하게 됐다”며 “가만히 앉아 듣는 강의는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힘이 들기도 하는데, 이 강의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 없이 재밌다”고 말했다. 또한 박정아<국문대 중국학과 23> 씨도 “조별 활동이 많아 수업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며 “수업에선 자신의 이야기도 편하게 할 수 있고, 비슷한 고민이나 경험을 가진 친구들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해당 강의가 수강하는 학생들의 인생에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길 바란단 마음을 전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책에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것들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이 시간을 통해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나누며 행복한 앞날을 꿈꿀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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