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제2차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이번 학기 예체대의 학생회비가 전체 삭감된 예산안이 가결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전학대회에서 관련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예산안이 가결된 것이라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예체대 학생회에선 전학대회의 결정을 따르겠단 입장을 밝혀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체대 학생회비의 삭감 이유는 지난해 내려졌던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의 징계 때문이다. 감사위는 당시 예체대 학생회장이 학생회비를 횡령했으며 장부관리가 미흡했다 판단해(본지 1559호 03면) 예체대 학생회에 2023년 총학생회비 배분 전액 삭감이란 징계를 내린 것이다.

이에 지난달 열린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회의에선 예체대 학생회비 배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해당 회의에선 감사위의 결정을 존중해 예체대 학생회의 이번 학기 학생회비를 전체 삭감하는 안건과 1학기 학생회비의 집행을 유예해 회계가 안정되면 2학기에 지급하는 안건이 논의됐다. 한편 예체대 비상대책위원회에선 예체대 학생 82명을 대상으로 학생회비 예산 삭감과 관련한 학생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조사 결과, 67.1%의 학생들은 예산 삭감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설문 결과가 중운위 회의에 전달됐음에도 불구하고 중운위 회의에선 이번 학기 예체대 학생회비를 삭감한단 안건이 가결됐다. 해당 회의의 서기록에 따르면 일부 대의원들은 작년도 감사위 의견 존중, 학생회비 회계 투명성 제고 등을 이유로 1학기 예체대 학생회비 삭감에 동의했다.

결국 해당 안건은 전학대회에 올라 출석 대의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 가결됐으며, 예체대는 2023년 1학기 학생회비 예산을 배분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전학대회에서 해당 안건이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의결됐단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예체대 학생들이 총학생회비의 혜택을 일체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단 이의도 제기됐다. 해당 이의를 제기한 생활대 정학생회장 남호진<생활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21> 씨는 “예체대 학생들이 낸 학생회비가 예체대 재학생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해당 안건에 대해 의견을 나눌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며 “2학기에도 예체대 학생회비 삭감이 이뤄질 예정이라면 반대할 것”이라 전했다. 한편 예체대 학생들은 전학대회의 결정 이후 발생할 피해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예체대 재학생 B씨는 “전 학생회장의 잘못으로 인해 전체 학생에게 피해가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예체대 재학생 C씨도 “학생회비 배분을 받지 못하게 되면 학교에서의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의견과 달리 예체대 학생회는 징계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학생회비를 투명하게 사용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예체대 정학생회장 김동석<예체대 체육학과 19> 씨는 “예체대 학우들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전학대회에서 결정된 내용을 따르겠다”고 전했다. 또한 △정산내역 SNS 공지 △총무국 업무 재정립 △학생회비 감사에 대한 학생 참여 등을 통해 학생회비를 투명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예체대 학생회의 결정에 예체대 학생들은 억울하단 입장이다. 예체대 재학생 D씨는 “해당 사안에 대한 논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학생회에선 이 결정에 따르겠단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반발에 김 씨는 “이미 결과가 나온 이상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한 학기 동안 투명한 학생회를 운영한 후 2학기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투명한 학생회비 사용을 위한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나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