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모아타운’ 사업에 선정된 서울캠퍼스 인근의 성동구 사근동 190-2구역의 재개발이 착수될 예정이다. 주민들은 낙후된 사근동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학생들의 거주지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모아타운은 지역 단위로 주거지를 재정비하는 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이다. 사업에선 신축·구축 건물이 혼재돼 대규모 정비사업이 어려운 10만㎡ 이내의 노후한 저층 주거지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지역 단위의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모아타운 사업은 여러가지 정책적 지원을 통해 낙후된 지역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고, 지하 주차장과 같은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할 수 있는 것이다. 최석한<사근동 모아타운추진위원회> 위원장은 “모아타운 사업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과 동시에 사근동만의 복합문화 형성을 위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라 밝혔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2월부터 서울시 내 여러 자치구의 신청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사근동이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됐다. 현재는 기본 사업 계획서가 통과돼 주민들에게 사업 동의서를 받고 있는 단계다. 취재 시점(26일) 주민 동의율은 약 70%로, 동의율이 80%에 달성된 후 조합원이 설립되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서가 나올 예정이다.
모아타운 이후 변화할 사근동
이처럼 모아타운 사업이 완공되면 낙후된 사근동의 거주 환경이 개선되고 새로운 문화공간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모아타운 사업을 통해 낙후된 주택이 철거되고 주변 환경이 정리돼 사근동의 주거 환경이 나아질 전망이다. 현재 사근동은 주택 과밀로 인한 주차 문제뿐만 아니라 좁은 도로 탓에 재난 발생시 빠른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명희<서울시 성동구 55> 씨는 “만약 사근동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소방차의 진입이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업을 통해 사근동 일대의 주택이 철거되면 △기반 시설 확충 △상권 활성화 △주차 문제 해소 등의 이점이 기대되고 있다. 김규원<생활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22> 씨는 “평소 사근동에서 좁은 인도로 인한 통행의 불편함과 상업시설의 부족을 느꼈기에 모아타운 사업 이후 생활이 더욱 편리해질 것”이라 전했다. 또한 사업으로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거나 도시가스 시설 자체가 없는 낙후된 주택들이 철거될 예정이다. 이 씨는 “현재 사근동은 서울에 위치한 동네라기엔 너무 낙후돼 있기에 모아타운 사업으로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대학가 조성과 복합문화예술공간의 설립으로 새로운 문화공간이 형성될 수 있다. 신축 아파트 상가 내 예술 관련 인프라가 구축된단 것이다. 최 위원장은 “사근동 모아타운 상가 내에 △소규모 공개홀 △영상 제작 커뮤니티 △오픈 스튜디오 등을 유치할 계획”이라 전했다. 이에 학생들도 새로운 문화공간 조성에 긍정적 반응이다. 서은재<사회대 사회학과 21> 씨는 “스튜디오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을 빌려 학생 활동을 할 수 있다면 유용할 것”이라 말했다.
해결하지 못한 모아타운의 문제점들
반면 학생들의 거주비 부담 증대와 사업 추진 중단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우선 모아타운 사업으로 인해 사근동 원룸의 집값이 상승해 학생들의 주거 부담이 커질 수 있단 문제가 있다. 전문가들 또한 사근동 내 원룸이 철거되면 학생들의 거주 공간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승현<도시와경제> 대표는 “모아타운 사업 자체가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사업은 아니다”라며 “사근동의 거주환경은 좋아질 수 있으나 집값 상승으로 인해 학생들이 거주하기엔 큰 부담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학생들의 생각 또한 다르지 않았다. 박찬희<경영대 경영학부 18> 씨는 “모아타운 사업으로 인해 사근동에서 자취하는 학생들의 주거 공간이 줄어들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여러 개의 소규모 사업이 모여 이뤄진 모아타운 사업의 특성상 계획대로 재개발이 진행되기 어렵단 지적도 있다. 이태희<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업 시행자와 건설사 사이에 소통 문제가 발생하면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일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에 학생들도 우려를 내비쳤다. 권아인<사회대 정치외교학과 21> 씨는 “모아타운 사업에 차질이 생겨 공사가 중단된다면 사근동이 더욱 어수선해질 것”이라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모아타운추진위원회에선 용역사나 정비업체 등이 사근동 주민들로 구성돼 소통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단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주민들 대부분이 사업 진행을 원하고 있어 문제없이 진행될 것”이라 말했다.
이어 그는 “모아타운 사업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선 한양대 학생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모아타운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의견을 전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랜 세월 방치돼 세월의 흐름에 맞게 변하지 못했던 사근동의 변화가 시작되려 한다. 지역 주민과 우리 학교 학생들 모두 ‘상생’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
도움: 최석한<사근동 모아타운추진위원회> 위원장
이태희<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 부연구위원
송승현<도시와경제> 대표
사진제공: 사근동 모아타운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