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의 유학생 의견 수렴 없었던 등록금 인상안, 등심위 통과돼
총학의 유학생 의견 수렴 없었던 등록금 인상안, 등심위 통과돼
  • 최무진 기자
  • 승인 2023.03.02
  • 호수 1560
  • 2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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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23학년도 제3차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서 유학생 수업료 5% 인상안이 가결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유학생 의견 수렴이 부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등심위에서도 유학생 등록금 인상안을 결정한 바 있는데, 유학생 의견 반영 없이 성급하게 인상안이 가결됐단 비판이 있었다(본지 1542면 03면). 이에 올해 등심위에선 지난해완 달리 수차례 회의를 거쳐 유학생 등록금 인상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막상 학생 대표로 나선 총학은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학교에 재학 중인 유학생 규모는 꾸준히 상승해 전체 재학생 의 약 13%를 차지하는 것에 반해, 학교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이들의 의견 수렴 절차는 잘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이소리<공대 건축학부 21> 씨는 “총학으로 당선된 지 얼마 안된 상황이라 전 총학과도 소통이 잘되지 않았다”며 “의견 수렴 과정이 부족했단 점에 대해선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ERICA캠퍼스 총학생회장 박세원<과기대 의약생명과학과 14> 씨도 “현재 유학생을 총괄해 담당하는 공식 기구가 없어 이들에 대한 의견 수렴이 힘들었다”며 “국제처에 도움을 청했지만 번역 작업과 의견 조회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에 유학생들은 정작 당사자와 충분한 소통 없이 인상안이 결정됐단 것에 당황스럽단 입장이다. 사키모토 아키라<사회대 정치외교학과 20> 씨는 “유학생 등록금 인상이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소통이 부족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학내 사안에 대해 유학생 의견 수렴 절차가 지켜져야 한단 지적이 존재한다. 김민정<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학내 안건들을 유학생에게 통보하는 것이 아닌, 의견 수렴 창구와 충분한 안건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 학교에서 등심위가 이뤄진 비슷한 시기, 고려대의 경우 학생회가 나서 유학생 등록금 인상안에 대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 고려대 총학 교육시설국장 김한범<고려대 경제학과 19> 씨는 “총학과 국제대학 학생회가 공동으로 유학생 등록금 및 복지 제도에 대한 인식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며 “해당 조사 내용을 토대로 유학생들의 의견을 학교 측에 전달해 유학생 등록금 동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양캠 총학은 학사 운영에 유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학생회장은 “후대 총학에 빠르게 인수인계해 차후 등심위에선 유학생 의견 수렴 절차를 만들 것”이라며 “학내 활동에 대해선 국제교류위원회를 통해 유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총학생회장도 “총학 공약 사업인 ‘유학생과 함께하는 학교’를 실현하기 위해 총유학생회를 만들 계획”이라며 “유학생들이 학내 사안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학내 사안에 유학생 의견이 반영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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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14:08:39
유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존중하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다른 대학에서의 유학생 의견 수렴 사례를 보면서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총학생회와 국제교류위원회 등이 유학생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학내 사안에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인식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함께하는 학교를 실현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협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