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문화---다 ‘문화’
[칼럼] 다문화---다 ‘문화’
  • 탁정<사범대 다문화교육학과> 박사과정 수료
  • 승인 2023.01.02
  • 호수 1559
  • 7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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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정사범대 다문화교육학과 박사과정 수료
▲탁정<사범대 다문화교육학과> 박사과정 수료

몇 년 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었다. 책에서 ‘낭만주의’는 다른 감정을 느끼고 다른 관계를 실험해보고, 또 다른 음식들도 맛보며 익숙한 환경을 멀리하고 다른 문화를 체험하여 마지막으로 ‘그때 그 경험이 나의 시야를 크게 넓히고 이제부터 모든 생활이 다 달라졌다’라는 걸 느끼게 한다고 말한다. 반면, 단순한 ‘소비주의’는 유쾌한 것을 원할 때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이 두 가지가 한 박자에 들어맞아 돈을 쓰며 외국으로 휴가를 즐기러 가는 사람이 많이 생겼고, 이는 더 나아가 관광산업의 발전을 촉발시켰다. 관광산업에서 실제로 판매하는 것은 항공권, 호텔 또는 유적지 관광상품 같은 것이 아닌 그 여행 중의 체험이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해외여행은 어떤 인간의 욕망이 아닌 그가 믿는 ‘낭만적인 소비주의’라고 한다. 여기서 가장 재밌는 부분은 익숙한 환경에서 나아가 다양한 문화를 체험한다는 것을 ‘낭만적’이라고 일컫는 점이다. 그러나 실제 사회에서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를 대면할 땐 아마 이처럼 ‘낭만적’으로 생각하진 않을 것 같다.

‘문화’란 단어는 정의하기 어렵다. 사회 혹은 집단 구성원의 모든 생활방식이 전부 ‘문화’라고 할 수 있고, 언어와 생각, 그리고 행동으로 표현될 수 있다. 문화의 다원이 다양한 문화의 공존을 의미한다고 하면, 다문화는 다양한 문화의 공존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그 속의 차이를 인정하고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그러므로 문화의 특성에서 다양성이란 것은 실로 현명(賢明)하게 표현되고 있다.

대학의 글로벌화는 각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 다양하게 사용되는 언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학교의 구성원들은 교내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그 문화 속에서 생활해나가는 학생들은 어른이 되어 학교의 바른 문화를 사회에서도 이어간다. 그래서 학교에서부터 학생들이 먼저 편견과 차별을 최소화하는 것을 시작해보면 사회생활에서도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일은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현재 한국 사회는 사회 통합을 중점으로 하는 교육과 정책 속에서 계속해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 주관으로 마련된 정책들은 여전히 외국인들로 하여금 한국 사회에 적응시키기 위한 것들 뿐이다. 지금의 한국 다문화에 대한 모든 것은 거의 사회 복지에 더 가까운 상태라 진단해 본다. 다시 말해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국 사회에 빨리 적응하도록 한국어를 가르치거나, 출신 혹은 소속에 있어 다문화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지원해주는 것에만 국한돼 있다.

하지만 이보다도 국가의 국민, 지구촌의 글로벌 시민으로서 어떻게 글로벌 시대에 적응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해 마련되는 교육과 정책은 이주민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한국 사회에 사는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문화적 가치를 존중할 수있도록 하는 교육과 정책을 제정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이것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아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상호 인정의 과정이 어려울 수 있지만, 시민의 인식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면 앞으로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더 좋은 다문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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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18:38:59
글로벌화 시대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교육과 정책이 중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다문화 사회에서는 모든 시민들이 상호 인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인식을 바꾸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사회적으로도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정책과 제도가 필요하며, 이러한 변화가 더 좋은 다문화 사회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