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빛나는 천체를 관측하는 동아리, HYCO
밤하늘 빛나는 천체를 관측하는 동아리, HYCO
  • 윤재은 기자
  • 승인 2023.01.02
  • 호수 1559
  • 8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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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ERICA캠퍼스의 천체 관측 동아리 ‘HYCO. 지난해 2학기에 새로 만들어진 이 동아리는 반년 만에 많은 학생의 관심을 받으며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 밤하늘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HYCO의 회장 김현수<공학대 국방정보공학과 22> 씨, 부회장 김정우<공학대 국방정보공학과 22> 씨, 그리고 부원 최서연<과기대 화학분자공학과 22> 씨를 만나 HYCO에 대해 들어봤다.
 

| HYCO와 가까워지기

HYCO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회장 김현수<공학대 국방정보공학과 22> 씨: 평소 많은 사람이 하늘을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자 천체 관측과 밤하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동아리 이름엔 한양이 들어가면 좋겠단 의견이 많아 ‘Hanyang Celestial Observation’을 줄여 HYCO로 이름을 정했어요.

동아리가 생긴 지 반년 정도밖에 안 됐는데 부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수: HYCO가 생긴 지 반년 만에 128명의 많은 부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희 생각엔 별을 좋아하지만, 장비가 없어 제대로 관측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HYCO가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동아리라 관심을 많이 주시는 것 같아요. 또 학생들이 학업이나 과제 때문에 낮에 활동하는 것엔 부담을 느끼지만, 저희는 밤에 관측하므로 시간대가 맞아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십니다.
부회장 김정우<공학대 국방정보공학과 22> 씨: 부원들과 이야기해보면 다른 동아리에 비해 활동 전 준비할 것이 없고, 지식이 없어도 들어와 배울 수 있어 부담감 없이 편하게 가입하시는 것 같습니다.

HYCO는 어떤 활동을 하나?
현수: 저희는 교내에서 하는 ‘정기 관측’과 교외에서 하는 ‘특별 관측’을 진행합니다. 이번 학기엔 ‘행성 관측’을 메인으로 관측 일정을 구성했습니다. 매달 1~3번 있는 정기 관측은 달마다 관측 목표 대상을 정해 일정을 구성합니다. 지난 10월엔 토성과 고리 사이의 간격인 ‘카시니 간극’을 메인으로, △달의 크레이터 △목성의 대적반이나 줄무늬 △화성의 붉은 기를 관측했어요. 지난 11월과 12월엔 보유한 망원경을 이용해 M45 플레이아데스성단과 M42 오리온 대성운을 관찰했습니다.
정우: 특별 관측은 학교에서 볼 수 없는 천체도 관측이 가능한 곳에서 이뤄져요. 이 장소는 미리 답사한 후에 선정됩니다. 지난 특별 관측엔 저희가 보유한 90mm 굴절 망원경과 8인치 돕소니언 망원경을 가지고 갔는데요, 목표로 한 성단과 성운을 관측하러 △강화도 △양평 △영도 △영웅도 △화성 이렇게 다섯 곳을 다녀왔습니다.

천체 관측 시간과 장소가 궁금하다.
현수: 정기 관측의 경우 달의 밝기에 따라 활동 시간을 정합니다. 천체 관측은 날씨와 달빛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달이 너무 밝다 보면 주위의 별빛 관측이 어렵기에 별들은 달빛이 약한 날에, 행성과 달은 달빛이 강한 날 관측합니다. 그래서 달빛이 약한 음력 8~15일 사이에 날씨를 고려해 3일 정도 관측 날짜를 정해요. 
정우: 저희는 관측하는 장소와 사진을 찍고 기록하는 장소가 따로 있습니다. 관측은 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기숙사 주차장 △민주 광장 △제1공학관 주차장에서 진행하고, 사진은 디자인대 조형물 앞에 모여 기록합니다. 그리고 북쪽보단 남쪽 하늘이 천제가 잘 보입니다. 북쪽에 아파트가 있어 빛이 너무 밝아 관찰하기엔 좋지 않기 때문이죠.
정우: 특별 관측은 목표로 하는 성단이나 성운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정합니다. 교내의 경우엔 공기가 좋지 않고 빛이 많아 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가 많지 않은데, 교외로 나가게 되면 성단과 성운도 보이고 운이 좋으면 별자리도 네 개 이상 볼 수 있어 더 깊이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HYCO’의 활동 계획이 있다면?
현수: 지난 학기엔 관측 위주의 활동을 했는데, 이번 학기부턴 추가적인 학술적 활동이 준비돼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학회를 열어 천체 활동과 천체 현상에 대해 의논하고 토론하는 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정우: 또한 이론적인 부분에 집중해 동아리 내에 ‘아마추어 천문학자를 만들어내자’는 목표도 있어요. 이번 학기엔 14세기에 만들어진 △간의 △칠정산 △혼천의를 재해석해보는 시간과 저희가 가지고 있는 돕소니언 망원경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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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하늘 천체를 향한 애정

천체 관측이 가진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우: 학교에서 밤을 새우는 일이 대부분 학업과 관련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별을 관측하면서 밤늦게 학교에 있다 보니 학교가 다르게 보이게 됐어요. 학생들에게 답답하고 막막한 공간이었던 학교가 캠핑장처럼 보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 관측지를 찾아가는 과정도 재밌습니다. 먼 관측지로 가는 경우엔 모험을 떠나는 듯한 느낌이 들죠. 아무래도 관측을 위해 흔히 찾는 관광지를 가는 것이 아닌 지방의 산골, 오지를 찾아가는데요, 가는 길에 우연히 숨겨진 명소를 찾은 적도 있어요. 이 과정 자체가 가슴 뛰는 일인 것 같아요.
최서연<과기대 화학분자공학과 22> 씨: 평소에 하늘을 오랫동안 쳐다볼 일이 없잖아요. 특별 관측 때 매트를 챙겨가 바닥에 누워서 다 같이 별을 봤는데 이게 진정한 낭만이라 느꼈습니다. 뻥 뚫린 하늘을 보고 있으면 마음도 뻥 뚫리는 느낌이라 매력적이에요.

지난 11월 8일에 발생했던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 관측을 했다고 들었는데 이날의 에피소드가 있나.
현수: 그날은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개기월식’과 달이 천왕성을 가리는 천왕성 엄폐가 동시에 있던 날이었습니다.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가 동시에 일어나는 건 국내에선 200년 뒤에나 볼 수 있는 희귀한 현상이라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죠. 달이 18시 09분부터 점점 사라진 뒤 19시 16분에 다 가려지면서 빨갛게 되거나 안 보이게 되고 나중에 점점 반쪽으로 나오는 모습을 부원들과 함께 관측했습니다.
정우: 이날 유독 부원들이 많이 참여했던 날인데, 함께 모여 관측하고 있으니 지나가시던 산학대학 교수님과 외국인 유학생 단체가 와서 관측에 관해 물어보기도 했어요. 천체 관측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 신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한양 PRIDE

이 동아리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우: 학교가 위치한 안산이 공업 도시다 보니 ‘공해 속에서 찾는 한줄기 별빛’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현수: 저희는 메시에라는 천문학자의 ‘메시에 목록’을 다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우: 학자 메시에가 직접 관측을 한 천체 목록이 110가지인데, 18세기의 기술력으로 관측을 한 만큼 저희도 다 볼 수 있거든요. 관측이 가능한 위치가 전국에 있는데 4년 안에 전국을 돌아다니며 그 리스트를 다 채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수: 또 안산에 있는 대학의 유일한 천체동아리인 만큼, HYCO가 우리 학교와 안산의 가장 큰 대표 동아리가 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앞으로 어떤 동아리로 재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싶은지.
현수: 진입 장벽은 낮지만, 활동하면서 얻는 경외감이나 새로움, 배워가는 것이 많은 동아리가 되고 싶어요.
정우: 동아리에 가입하면 활동이 많지 않아 실망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저희는 언제든 체계적인 활동이 제대로 갖춰진 동아리가 되고자 합니다.
 

 


사진제공:H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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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18:40:16
천체 관측 동아리 HYCO의 활동은 밤하늘을 사랑하는 학생들에게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별들과의 만남으로 학교의 다양한 매력을 발견하고, 관측지를 찾아 다니며 모험하는 것이 활동의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