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대신문 문예상 시 가작] 논산2
[2022 한대신문 문예상 시 가작] 논산2
  • 이현승<법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석사과정 20> 씨
  • 승인 2022.11.28
  • 호수 1558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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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소주를 붓지 않는 새로 생긴 풍습은 투명한 것은 모두 휘발한다는 잘못된 믿음에 기인한 것이다 하나 날아가는 것 없이 덧대어지기만 하는 그날, 이제 논산 집은 담장과 대문을 모두 잃었다 진혼곡 대신 연습곡을 연주해야 하는 시간이 이어지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잃었는지 모르는 땅만 엎드려 있다 아래로, 아래로, 내 어디쯤에도 오래 침전한 그 많은 기억들을 그때, 하고 통칭하는 것이 너무하다는 생각에도, 늦은 봄 뿌리고 간 막걸리 냄새에 움푹 파인 봉峰에도 지나친 것은 없었다 가장 잔인한 것이 시간이고 울기만 하던 사람을 웃게 해주는 것도 시간이다 땀에 절은 흙을 털어내면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그때, 곧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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