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대 학생회비 논란… 학생들의 불만 이어져
예체대 학생회비 논란… 학생들의 불만 이어져
  • 최무진 기자
  • 승인 2022.11.21
  • 호수 1557
  • 3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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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예체대 학생회가 단과대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에 예체대 학생회에선 입장문과 장부를 공개했지만 사용 내역 중 장부에 미기재된 사항들이 있어 학생회비 부당 사용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게다가 예산 심의가 이뤄지는 예술체육대학전체대표자회의(이하 예학대회)도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예체대 학생회가 회식을 위해 학생회비를 인준받지 않은 채 사용했단 것이었다. 더욱이 이들은 상당한 금액을 회식비로 지출하고도 이를 장부에 기재하지 않았다. 이에 예체대 학생회장 신민기<예체대 스포츠산업학과 19> 씨는 “예체대회칙이 부재해 총학생회칙 내 자금운영세칙을 준용해야 한단 사실을 논란이 인 후에야 인지했다”며 “관례적으로 학생회비로 회식 관련 지출을 한 후 리더십 장학금으로 복구했단 말을 들은 적이 있어 문제가 없다 생각했고 현재 전액 복구한 상태”라 전했다. 이에 전년도 예체대 학생회장 A씨는 “이전까지 그런 소문은 들은 적 없다”며 “과거 집행부원과의 회식에서 사용된 금액은 본인 사비로 우선 결제한 후 집행부원의 집행부장학금으로 메꾼 것으로, 학생회비는 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회계장부를 관리해야 할 총무국이 일일호프 수익과 돕바 구입 건도 장부에 기재하지 않았단 것이다. 예체대 학생회가 지난 2월에 발간한 ‘한양대학교 예술체육대학 이용가이드’에 따르면, 총무국은 예체대 2022년 장부 관리 및 회장과 지출 내역 논의 등 재무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현 총무국은 장부 관리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 이에 신 씨는 “지난해 총무국이 없어 학생회장이 장부를 관리한다고 생각했다”며 “총무국은 장부 내역 내 이상 유무를 확인 및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기에 제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예산 심의를 하는 예학대회가 열리지 않아 학생회비 관리가 미흡할 수밖에 없었단 것이다. 신 씨는 코로나19 이후 예학대회가 열리지 않아 이번 학기에 열어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지만, 지난해엔 온라인으로 예학대회를 열어 △학과 지원금 △행사 진행 △환경개선 사업 등에 관련된 계획을 인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신 씨는 “지난 학생회로부터 예학대회 진행 여부를 인계받지 못해 예산안 계획을 공지해야 한단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장부 관리 역시 내용을 전달받지 못해 제대로 작성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반면 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재작년엔 예체대 모든 행사가 진행되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전 회장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기본적인 파일만 서면으로 인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현 회장에겐 장부는 회비 사용 내역을 기록하고 영수증을 모아두라 전달했으며, 예학대회는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 따로 전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예체대 논란에 대해 학생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예체대 소속 학생 B씨는 “신 씨는 입장문에서 본인이 사비로 장부를 메꾸고 직접 장부 관리를 했단 것을 인정했는데 이는 명백한 횡령임을 밝힌 셈”이라며 “학교 차원의 징계와 형사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단과대 학생회비가 문제 되자 재발을 막기 위해 총학생회(이하 총학) 차원의 감사가 필요하단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총학 집행부는 단과대 학생회와 서로 독립적인 관계이기에 단과대 학생회에 감사를 요구 및 지시할 수 있단 규정은 없다. 이에 단과대 학생회비 회계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도 총학 집행부 차원에선 제재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총학생회장 정지호<산업융합학부 19> 씨는 “단과대 학생회비에 관해 총학생회칙 내 자금운영세칙을 중용하라 말할 순 있겠지만, 단과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를 문제라 판단하기도 조심스럽다”며 “단과대 내 세칙을 따르지 않는 것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대상은 총학 집행부가 아닌 단과대 내부”라 말했다. 이어 부총학생회장 김태현<인문대 사학과 17> 씨는 “총학이 전학대회에서 수립한 예산을 승인받듯 단과대도 예산을 검증받는 절차를 명문화해 내부적으로 자정작용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앙감사위원회 차원에서 단과대 학생회에 대한 회계 감사는 가능하다. 중앙감사위원회는 단과대 학생회장 등으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에서의 의결을 통해 소집된다. 이에 지난 16일 총학 문의 게시판에 예체대 횡령 조사 글이 등록됐고 해당 내용은 오늘 19시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위 같은 논란에 신 씨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 신 씨는 “학생회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학생총회의 개념을 띄는 행사의 진행 여부와 자금 운영과 관련된 사항들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예체대 학생회비를 부적합하게 사용했단 점과 학우분들께 고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단과대 학생들이 낸 회비인 만큼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만 한다. 예체대 학생들의 불만을 해결하고 내부적으로 자정해나가려는 학생회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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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19:44:27
학생회는 학생들을 대표하는 조직으로써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자금을 운용해야 합니다.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간의 협력과 감사 체계 구축, 그리고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해 보입니다. 학생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존중하며 공정한 운영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