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 겨울을 넘어 봄을 위해서 우리는 …
[독자위원회] 겨울을 넘어 봄을 위해서 우리는 …
  • 한대신문 권아인<사회대 정치외교학과 21> 씨
  • 승인 2022.11.21
  • 호수 1557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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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지고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갑작스런 추위에 학우들은 두꺼운 외투에, 목도리까지 칭칭 감고 걸음을 바삐 한다. 본관 앞 사자상도 반짝이는 전구들과 함께 겨울맞이 새 단장을 마쳤다. 행복한 웃음만 가득하길 바라는 겨울이지만, 매서워진 바람처럼 우리 주변엔 아픔과 갈등이 존재하고 있었다.

1면에 실린 동연과 검우회에 대한 기사는 학생 사회 내 갈등의 양상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줬다. 동아리는 학생 자치의 꽃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대학 사회에서 유의미한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검우회는 유명 중앙동아리임에도 불구하고 동학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그 의무를 저버렸다. 또 검우회는 졸업생 단체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완전히 놓아버렸다. 중앙동아리 제명과 동아리방 회수란 동연의 조치는 검우회를 향한 초강수였다고 생각된다. 이에 검우회는 나름의 이유를 밝히며 조치의 부당함을 주장했지만, 해당 조치를 받아들이고 동아리로서의 자치권을 회복해 본래 권리를 정정당당하게 되찾길 바란다.

나아가 학생 사회를 넘어 학교와 교직원 사이에서도 갈등이 있었다. 채용 시 자격 조건과 실제 업무엔 차이가 없음에도 학교가 근로 기준을 변경해 일부 직원이 낮은 직급으로 배정돼 임금 상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던 것이다. 학교는 미래의 인재를 교육하는 목적을 가진 공간이다. 그런 학교에서 교묘한 술수를 통해 누군가의 임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이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대한민국도 절대 지울 수 없는 상처가 깊게 생겼다. 지난 2014년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채, 또 다른 젊은 별들이 이태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1면 사진 기사 속 분향소의 모습은 우리 학교에도 그 별들이 찬란히 빛나고 있었음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준다. 7면의 사설에서도 말하고 있듯 우리 세대는 벌써 또래의 죽음을 두 번이나 목격하고 있다. 추모와 애도로 가득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참사를 조롱하거나 회피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 발생하는 여러 갈등의 근본적인 뿌리가 어디서 시작됐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그럼에도, 언제나 그랬듯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나면 언젠간 따뜻한 봄바람이 불 것이다.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선 그 원인을 잘 알아야 한다. 지난 한대신문의 기사들은 앞선 갈등들의 핵심과 본질을 아주 잘 정리해줬다. 특히 깔끔한 인포그래픽을 적극 활용해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했던 것 같다.

더해서, 타 대학들과 함께 한 4, 5면의 기획 기사는 최근 청년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여러 대학의 기자들이 함께 한 기사란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서로 다른 곳에서 모여 함께 고민하고 소통한 모습은, 언젠간 앞선 갈등도 하나 된 목표와 소통을 통해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게 만든다.

이제 겨울의 시작이다. 바람이 매섭다고 피하지만 말고, 바람을 정면 돌파함으로써 우리는 더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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