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자치 공간 부족, 어쩔 수 없는 대책 '까치골'
학생 자치 공간 부족, 어쩔 수 없는 대책 '까치골'
  • 최무진 기자
  • 승인 2022.10.10
  • 호수 1555
  • 2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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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치골 동아리실의 모습이다.
▲ 까치골 동아리실의 모습이다.

지난 1553호에서 본지는 까치골에서 환경·시설 문제를 겪고 있는 학생 단체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본지 1553호 02면). 이번 호에선 까치골의 자세한 배경과 이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확인했다.

원래 까치골엔 △공대 동아리 △공대 소모임 △중앙동아리의 동아리실이 위치해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대운동장 공사가 끝난 후 중앙동아리는 대운동장 지하로 동아리실을 이동했다. 하지만 남은 학생 단체는 여전히 까치골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대운동장 지하 동아리실은 중앙동아리만 배정받을 수 있었고, 공대 건물엔 남는 공간이 없어 이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까지 공대 동아리 3개와 소모임 10개가 까치골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5월 관재팀에선 시설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로 까치골 내 동아리실을 폐쇄한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공대 학생회칙엔 학생회가 공대 동아리에 동아리실을 제공해야 한단 내용이 존재한다. 이에 공대 학생회와 단과대 행정팀은 관재팀에 까치골 건물 사용의 연장을 요청했다.

관재팀에선 안전을 위한 몇몇 조건을 걸고 공대 행정팀과 협의해 까치골 사용을 허가했다. 우선 공대 내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바로 이주하는 것을 조건으로 뒀다. 학교 측은 공업센터와 제2공학관 등에서 활동하는 연구원이 오는 2027년 건립될 예정인 기계관으로 이전하면 그 공간에 동아리가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으나 이는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까치골을 이용하는 동아리들은 기약 없이 까치골에 머물러야 하는 것이다.

까치골 동아리실에 도어락을 설치하는 것 또한 관재팀의 공간 제공 조건이었다. 학교 측에선 각 동아리에 보안과 위기 상황을 대비해 도어락의 설치·교체 후 그 마스터키를 시설팀과 관리팀에 제공하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정작 이에 대한 학교 측의 비용 지원은 전혀 없어 까치골 동아리들은 자체 회비로 도어락을 교체했다. 공대 사진 동아리 빛담 회장 김상협<공대 융합전자공학부 21> 씨는 “도어락을 마스터키가 있는 모델로 바꾸지 않으면 동아리방을 폐쇄하겠다고 학교 측이 통보했다”며 “정작 교체 비용 지원이 없어 동아리 회비로 교체했다”고 전했다.

현재 까치골 문제에 대해 명확히 해결책을 제시하는 부서가 없다 보니 피해는 까치골 동아리가 떠맡고 있는 실정이다.

관재팀에선 까치골이 안전 등 여러 문제가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운영 기준을 잡았지만 공대에서 까치골 사용을 요청했기에, 학생 안전과 불편에 대해 행정팀이 보안을 담당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용했단 입장이다. 원장희<관리처 관재팀> 팀장은 “동아리실 운영은 단과대 소관이나, 까치골의 환경 문제를 이해하고 있기에 △통로 등의 청소 △해당 구역의 주기적인 경비원 순찰 △CCTV 모니터링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대 행정팀에선 임시적이라도 까치골에서 학생 단체가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것 자체에 대해 의의를 두고 있다. 공대 내 공간이 부족해 신임 교수의 방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대 학생 단체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까치골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장현일<공대 RC 행정팀> 과장은 “현재 까치골 내에서도 열악한 1층을 사용하던 공대 학생 단체를 2층으로 옮겨 이들의 환경은 더 나아졌다”며 “임시로 사용하는 건물이다 보니 학교 측에 과한 요구를 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 말했다. 또한 교육환경개선사업을 상·하반기에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학생회의 요구를 반영해 동아리와 과방의 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등 자치활동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피해를 떠맡은 까치골 내의 동아리들의 활동 환경은 좋지 않다. 관재팀이 까치골 사용을 동아리에 허락했음에도 지난 5월경엔 정보 인프라팀이 인터넷 설비를 제거해 까치골에선 인터넷 사용이 어려워졌다. 이에 공대 학생회는 까치골 내 와이파이라도 잡히게 공사를 부탁했지만 비용 문제로 거절당했다. 이외에도 노후된 건물 상태로 인해 △금이 간 벽 △내부에 핀 곰팡이 △뜯겨 나간 페인트 등 학생 공간으로 활용하기엔 부실한 부분이 많다. 이에 김 씨는 “까치골은 인터넷도 끊어지고 벌레도 많아 방역 대책이 필요한 열악한 환경”이라며 “학교 측이 새로운 학생 공간을 마련할 때까지 까치골 관리에 더 신경 써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 동아리실 문 앞에 출입을 금하는 테이프가둘러있는 모습이다.
▲ 동아리실 문 앞에 출입을 금하는 테이프가둘러있는 모습이다.
▲ 기존 공유기가 설치됐던 자리에 인터넷 선이끊겨 있는 모습이다.
▲ 기존 공유기가 설치됐던 자리에 인터넷 선이 끊겨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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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원 2023-08-01 20:19:34
학생들의 안전과 활동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학교 측과 학생 단체 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까치골 내의 동아리실 폐쇄와 관련하여 공대 학생회칙과 관재팀의 입장 간의 괴리도 문제로 다루어져야 할 부분입니다. 학교 측이 향후 새로운 학생 공간을 마련할 때까지 까치골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