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진 교육부 현장실습 지침에 학교는 우왕좌왕, 피해는 학생들 몫
늦어진 교육부 현장실습 지침에 학교는 우왕좌왕, 피해는 학생들 몫
  • 지 은 기자
  • 승인 2022.09.26
  • 호수 1554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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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A캠퍼스 현장실습의 대학지원비 지급이 늦어진 것(본지 1552호 01면)이 교육부의 애매한 공지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지원비 ‘지급 방식’에 대한 세부 절차가 8월에 공지됐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자세한 지침이 초기에 나온 규정안엔 전혀 없었다. 이로 인해 각 대학에선 대학지원비 지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저임금의 25%를 기업이 지불하면, 대학이 이를 환급할 수 있다’는 내용에서 해석의 차이가 있어 많은 대학에서 혼선을 겪은 것이다.

지난해 5월, 교육부의 국고사업 지원금은 ‘학교가 학생에게 직접 지급할 수 없다’는 공지가 있었다. 현장실습을 주관하는 LINC3.0 사업도 국고사업이므로 해당 지침이 적용된다. 하지만 공지 하단엔 특수 사업의 경우 대학이 직접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대학들은 LINC3.0이 대학에서 학생에게 지원비를 직접 지급했던 LINC+의 계속사업이라 특수 사업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했단 것이다.

또한, LINC3.0 사업이 시작될 때 기업이 최저임금의 75%을 기준으로 그 이상을 학생들에게 지불한다면, 기준 이상의 부분은 대학에서 국고로 기업이 환급할 수 있단 규정이 제정됐다. 이는 지난 3월에 발표됐지만 역시 해석이 분분했다. 환급‘할 수’ 있는 것이기에 환급이 의무도 아니고, 이 환급에 대한 비용이 대학지원비에 해당한단 명확한 설명이 없었던 것이다. 남상백<LINC3.0사업단 현장실습지원센터> 센터장은 “LINC+에서 이어온 LINC3.0이니 당연히 대학이 직접 대학지원비를 학생에게 지원할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이와 관련한 세부 규정이 내려오지 않아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문의했지만 제정 후 안내하겠단 답변만 반복적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급 방식에 대한 자세한 공지가 없었던 상황에서 지난 8월 2일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대학지원비를 직접 지급할 수 없다’고 명시된 LINC3.0 지침이 제정된 것이다. 이는 LINC3.0 사업이 시작된 3월부터 소급 적용되는 것이지만 1학기 지급 시기가 끝난 시점까지도 대학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에 대학들은 혼란스러웠단 입장이다. 이기훈<LINC3.0사업단 현장실습지원센터> 과장은 “명확한 지침이 나온 8월 전까지는 대학이 직접 지급할 수 없단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여러 대학에선 대학지원비 지급과 관해 문제를 겪었다. 대학지원비를 LINC3.0 사업비로 이미 지급해버려 추후 교비로 충당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한 대학 관계자 A씨는 “이미 대학지원비를 지급했는데 교육부에서 국고로 이를 지급하는 것은 금지라고 연락이 왔다”며 “이에 학생들에게 지급했던 대학지원비를 환수하고 교비로 다시 지급했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역시 지난 7일에 약속했던 지원비를 지급하기까지 난항을 겪었다. 우선 환급을 조건으로 기업이 학생들에게 기존 지원비 이상의 돈을 추가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남 씨는 “수백 개가 넘는 기업에 제정된 규정에 따를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공지된 금액을 교비로 지급하기 위해 지급 기준 및 절차에 대한 규정을 새로 제정했다. 이 씨는 “규정 변경으로 교비 지급을 위해 금액 정산부터 최종 결재까지 여러 절차를 새로 만들어야 했다”며 “이 과정에서 지급 시기가 오래 지체됐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에선 규정 마련에 시간이 걸려 세부 지침에 대한 공지가 늦어졌다며 유감을 표했다. 교육부 관계자 B씨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있는 새로운 사업의 규정을 제정하다보니 다소 늦어졌다”며 “난처했을 대학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와 관련된 제대로 된 공지가 없어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학생 C씨는 “규정이 바뀌어 대학지원비 지급이 늦어졌다는 학교 측의 공지만 봤을 때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며 “많은 학생들이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분노했는데 보다 명확한 공지가 있었다면 혼란이 적었을 것”이라 말했다. 이에 남 씨는 “지원비와 관련된 학교 규정이 확정되기 전에 공지할 수 없었다”며 “지원비 지급이 늦어져 피해를 본 학생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2학기부턴 새로 마련된 현장실습지원비 관련 규정으로 해당 사업이 운영될 예정이다. 교육부와 기업, 그리고 학교의 소통이 원만하게 이뤄져 학생들의 현장실습이 무탈히 진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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