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학보사 기자로서 느꼈던 감정들
[취재일기] 학보사 기자로서 느꼈던 감정들
  • 최무진 기자
  • 승인 2022.09.19
  • 호수 1553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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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무진<대학보도부> 정기자

필자는 기자가 되고 싶어 한대신문에 들어왔다. 서울로 올라와 기숙사에서 겨우 에브리타임에 가입했고, 아무것도 모르던 당시 어떤 동아리에 들어갈까 고민하며 글을 내리다 우연히 한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공고를 봤다. 중학생 때부터 기자가 되고자 관련 동아리에 들어가 활동했기에 기자란 직업에 대한 선경험은 충분하다고 자부했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 어딘가 아쉬웠던 기억을 채우고자, 대학생 기자는 어떤 모습일까 막연히 궁금해하며 지원서를 넣었다.

합격 후 수습 교육을 받으며 문밖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기자 선배들의 웃음소리에 신문사에 들어오길 정말 잘했단 생각을 늘 했다. 거의 매주 목요일 오후 7시에 신문사에 들어와 밥도 먹고 교육도 받는 시간이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매번 다양한 주제에 대한 우리 학교 학생들의 생각을 인터뷰하는 ‘한양인의 한마디’ 코너였다. 당시엔 무작정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 인터뷰를 부탁하는 게 너무나 어색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터뷰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던 훌륭한 커리큘럼이었던 것 같다. 이런 크고 작은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한 필자는 한 학기를 잘 마무리하고 긴 방중 회의를 맞이했다.

회의를 앞뒀을 땐 설렘보다 두려움이 더 컸다. 방학 동안의 실력이 계속 간단 말을 듣고 열심히 해야겠단 다짐을 되뇌었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선 ‘정말 힘드니 각오해야 한다’는 주변의 말에 이미 겁을 먹었고 빡빡한 일정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5주간 매일 진행된 회의에선 아이템 선정부터 기획안 작성까지 고난의 반복이었다. 좋은 아이템을 찾지 못해 스스로 준비가 미흡함을 느꼈고 아직 새 학기를 맞이하기엔 실력이 부족하단 생각에 지쳐만 갔다.

정기자가 되고선 기사를 완벽히 작성하려는 욕심만 앞섰을 뿐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전과는 달리 필자의 이름이 홀로 들어간 기사를 낸단 사실에 부담감이 컸다. 기사를 작성하면서도 필자가 아닌 다른 기자님이 맡았으면 더 좋은 기사가 나왔을 거란 생각에 쓰기 힘들 때가 많았다. 아직 새내긴데, 학교와 사회를 누구보다 모르는 필자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한단 건 쉽지 않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는데도 인터뷰이에게 전화를 걸기 무서웠고 만날 땐 긴장해 머리가 멍해지곤 했다. 아침이면 취재 걱정에 늘 일어나기 두려웠다. 이런 필자의 모습을 마주할 때면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었지만 왜인지 그럴 수가 없었다.

정기자가 되고 이번 발간까지 총 6개의 기사를 썼다. 기사를 쓸 때마다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점점 눈에 띄기 시작한 것 같다. 마감 전날까지 전화를 붙잡고 인터뷰를 걱정하던 경험으로 기획안을 꼼꼼하게 써야 한단 교훈을 얻었다. 기사 한 줄마다 근거가 있어야 한다던 선배 기자들의 말씀이 필자의 기사를 스스로 다듬어 보며 많이 떠올랐다. 학보사 생활을 통해 생각지도 못했던 경험들로 나날이 성장하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앞으로의 신문사 생활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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