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캠 취업 플랫폼과의 제휴 중단, 학생들은 발만 ‘동동'
ERICA캠 취업 플랫폼과의 제휴 중단, 학생들은 발만 ‘동동'
  • 채수민 기자
  • 승인 2022.08.29
  • 호수 1551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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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학생들의 요구사항이었던 ERICA캠퍼스의 외부 취업 플랫폼 제휴 연장이 학교 측의 반대로 무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제휴 사업 기간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였는데, 연장에 실패한 것이다. 고학년 학생들이 자주 사용했던 플랫폼인 만큼 학생들은 서비스 중단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학생 A씨는 “중단 전엔 제휴를 맺은 취업 플랫폼을 활용해 면접을 준비하거나 희망 직무별 기업 정보를 찾아봤다”며 “취업 준비에 큰 도움이 됐는데 제휴가 갑자기 중단돼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취업플랫폼 제휴 사업의 연장 실패 원인은 예산 문제로 인한 총학생회(이하 총학)와 학교 측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총학은 지난 3월부터 커리어개발센터와 제휴 사업 연장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해당 사업은 타 제휴 사업과 달리 학생 예산인 교육환경개선금이 사용됐는데 총학에서 이를 커리어개발센터의 자체 예산으로 집행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ERICA캠 총학생회장 김성봉<공학대 건설환경공학과 16> 씨는 “교육환경개선금은 총학생회에 배정된 학생 예산”이라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될 경우엔 해당 예산을 사용하기 어려워 제휴 서비스가 운영되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총학은 학생 복지의 일환인 제휴 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학교 측에 지속적으로 사업 추진을 요구하겠단 입장이다. 

이에 학교는 커리어개발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과 타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서비스를 통해 충분한 취업 정보를 제공 중이란 입장이다. 또한 학교 측은 논란이 된 외부 취업플랫폼은 이용률이 저조해 제휴 사업을 연장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안혜주<한양인재개발원 커리어개발센터> 연구원은 “우리 학교는 △꿈날개 △에듀스 △워크넷 △잡아바 등의 외부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유사한 채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제휴가 중단된 외부 취업플랫폼의 경우 처음 서비스가 제공된 때에 비해 지난 3월 취업 자료 이용 건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결국 총학과 학교는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제휴 연장 논의가 결렬됐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 측에서 제휴한 타 외부 플랫폼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커리어개발센터의 취업 서비스는 정보력과 전문성이 부족하단 입장이다. 박지훈<경상대 경제학부 20> 씨는 “학교가 어떤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있는지 HY-CDP 상에서 관련 공지를 찾기도 어려워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 A씨는 “커리어개발센터에서 취업 상담 경험이 있는데 학교 선배들이 취업한 기업의 정보만 풍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박 씨는 “커리어개발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 적이 있는데 취업 성공 후기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며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을 만한 기본적인 내용이었기에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총학과 제휴를 맺었던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필요해 제휴 사업이 재개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지난 7월 실시된 총학  측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내 취업 서비스에 바라는 점’을 묻는 질문에 168명의 학생들 중 39.9%에 달하는 67명의 학생들이 “외부 대형 취업플랫폼과의 제휴 서비스가 제공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편 다른 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해 외부 대형 취업플랫폼과의 제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홍익대 관계자 B씨는 “다른 학교처럼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원하는 외부 플랫폼과 제휴를 맺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 소재 대학 관계자 C씨는 “교내 취업 프로그램은 연중 내내 운영하기 한계가 있어 학생들이 언제든지 취업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제휴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고 접근성이 좋은 플랫폼을 선정해 앞으로도 제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 취업 플랫폼 이용은 절실한 문제이다. 학교와 총학 측은 적극적으로 논의해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채수민 기자 chch8989@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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