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의 병행, 이제는 블렌디드 러닝으로 나아가야 할 때
온·오프라인의 병행, 이제는 블렌디드 러닝으로 나아가야 할 때
  • 박선윤 기자
  • 승인 2022.08.29
  • 호수 1551
  • 3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일 교육부는 2학기 학사 운영을 대면 수업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우리 학교를 비롯한 많은 학교에선 대면 수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온라인 수업을 오프라인과 병행하는 ‘블렌디드 러닝’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블렌디드 러닝이란 일상적인 오프라인 등교 상황에서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수업 도구 및 방법을 활용하는 학생 맞춤형 수업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 온라인 수업이 이어지며 학생과 교수의 적응도가 높아짐에 따라 블렌디드 러닝의 필요성이 증가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학기 온라인 수업의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34점이었던 것에 반해 지난 2021년 2학기엔 4.5점으로 올랐다. 이는 교수의 교육 콘텐츠 향상과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적응도 향상을 의미한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의 장점으로 △반복 학습의 가능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음 △자기주도 학습 능력 신장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한재희<이화여대 사회학과 21> 씨는 “온라인 강의를 녹화하고 수준에 맞게 다시 돌려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통학 시간이 줄어 자율 학습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의 한계점도 여전히 존재한다. 체험이나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실습수업 혹은 토론 수업은 온라인 수업만으론 운영하기 어렵단 것이다. 실습 위주의 수업을 수강했던 김노을<공대 건설환경공학과 21> 씨는 “코로나19 기간 실습수업도 온라인 강의로 대체됐다”며 “장비를 직접 다루고 실험 데이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온라인 수업만으론 제대로 실행할 수 없어 불편했다”고 밝혔다.
 

▲서울캠 백남학술정보관 5층에 마련된 온라인 강의 제작을 위한 셀프스튜디오이다.
▲서울캠 백남학술정보관 5층에 마련된 온라인 강의 제작을 위한 셀프스튜디오이다.
▲스튜디오 내부 듀얼모니터, 조명 등의 다양한 촬영 도구가 준비돼 있다.
▲스튜디오 내부 듀얼모니터, 조명 등의 다양한 촬영 도구가 준비돼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온·오프라인 수업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블렌디드 러닝’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안미리<사범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올해 1학기는 전면 대면 수업이 가능해졌지만 비대면 수업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온·오프라인의 장점 하나를 선택하기보단 둘을 활용해 더 적절한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렌디드 러닝은 온라인 학습의 장점을 확보하며 기존 오프라인 교육이 갖고 있던 시간 활용의 한계와 개인 수준에 맞춘 학습을 할 수 없단 문제점을 보완하게 된다.

연세대는 수업을 온·오프라인으로 쪼개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대면강의를 진행하는 경우 1시간 당 영상 재생시간을 25분 이하로 제한하고, 질의응답과 같은 교수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블렌디드 러닝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설정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한편 이화여대는 블렌디드 러닝인 ‘더베스트’란 고유의 교육모델을 만들었다. 이는 절반은 온라인으로 개념을 학습하고 나머지는 오프라인으로 심화학습과 토론 위주의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 전에 교수자가 제공한 온라인 영상 등의 자료를 학생이 미리 학습하고, 강의실에선 과제풀이나 토론 등이 이뤄지는 ‘플립 러닝’ 방식이다.

우리 학교에도 블렌디드 러닝을 적용한 ‘SMART 강좌’가 존재한다. 이는 지난 2016년부터 실행돼 코로나19를 거쳐 발전해나가고 있다. SMART 강좌를 운영하는 강민경<인문대> 교수는 학생들이 수업 전에 동영상 강의로 학습하도록 하고 이후 대면 강의를 통해 학생들과 토론을 진행한다. 강 교수는 “온라인 강의로 학생들이 대면 수업에서 미처 듣지 못했거나 다시 듣고 싶은 부분을 수강해 효율적인 이론 습득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면에서 토론을 진행하면 더 높은 수준의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한 신성환<인문대 미래인문학융합학부> 교수는 “인문학의 경우엔 개인적 사색과 집단적 토론 모두 중요하다”며 “블렌디드 러닝을 활용한다면 온·오프라인의  수업을 조화시킬 수 있어 학습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서울캠 사회과학관 안에 위치한 토론 수업을 위해 마련된 강의실이다.
▲서울캠 사회과학관 안에 위치한 토론 수업을 위해 마련된 강의실이다.

일각에선 학습자들에게 이론 학습의 주도권을 부여하는 만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강 교수는 “동영상 수강 여부에 따라 학생들의 수준 차이가 커 수업을 진행할 때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블렌디드 러닝의 대학 수업 정착을 위해 대학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대학 차원에서도 수업 형태에 관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단 입장도 있다. 온라인 강의를 오프라인 수업과 관련이 없는 내용으로 구성하거나, 오프라인 수업에서 단순히 동영상을 틀어주는 경우 학습 효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블렌디드 수업이 체계적으로 설계되지 않고 온·오프라인 수업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단순히 교수와 학생의 편의를 위해 오용될 가능성도 있다”며 “학교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거나 수업 평가로 지속적 피드백을 해 이러한 우려점을 최소화 해야할 것”이라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대학의 수업 방식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블렌디드 러닝이 대학교의 혁신적 교육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움: 강민경<인문대> 교수
신성환<인문대> 교수
안미리<사범대 교육공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