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정성의 연쇄반응
[칼럼] 부정성의 연쇄반응
  • 윤수진<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수료
  • 승인 2022.08.29
  • 호수 1551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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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수진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수료
▲ 윤수진<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수료

우리는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상당한 양의 정보를 접한다. 소셜미디어에서의 정보 유형은 △신문 기사 △게시글 △댓글 △사진 △영상 등과 같은 콘텐츠 형태로 특정 주제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내용을 반영해 정보의 방향성을 나타낸다. 그런데 긍정적이고 좋은 뉴스보다는 특정 대상에 대한 비난, 부정적인 뉴스, 루머, 가십 등을 접할 때 게시글, 영상의 조회 수나 댓글이 폭발적이란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이 부정적인 정보에 노출될 경향이 높아지는 것은 개인의 우울감, 불안감과 같은 병리적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긍정적 정보보다 부정적 정보를 두드러지게 느끼는 부정성 편향 혹은 부정성 효과(negativity bias)라고 하는 심리적 현상으로 주로 설명해오고 있다.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은 한 대상을 평가할 때 같은 양의 정보라도 긍정적 정보에 비해 부정적 정보를 더 높게 평가하는 심리적 현상을 의미한다. 일부 학문 분야에서 부정성 편향을 해석하는 시도를 해왔는데, 진화론적 관점에서의 부정성 효과는 인간의 생존 본능과 연관된다. 야생에서 동물이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불안, 두려움으로 부정적인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강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뇌과학적 관점은 인간의 뇌 구조가 가지는 부정적 편향성을 설명한다. 인간은 하루에 수만 가지 생각을 하는 와중에 부정적 사고가 9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부정적인 것에 치우쳐져 있으며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에 즉각적으로, 강하게 반응하고 오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소셜미디어에서 부정성 편향이 두드러져 보이는 데엔 소셜미디어의 환경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나 다음의 커뮤니티에서 하나의 게시글(1차적 반응)이 작성되면 이에 대한 댓글(2차적 반응)이 생산되고 게시글이 제3자에게 공유(3차적 반응)될 수 있다. 즉, 부정적 감정이 개인 단위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집단 단위로 확산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런 소셜미디어 속 감정 확산 과정에 내재된 구조는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 관계망으로 설명할 수 있다. 면대면 상황에서는 대인관계가 한정돼, 좁고 깊은 형태의 강한 유대(strong ties)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반면, 소셜미디어에선 넓고 얕은 형태인 약한 유대(weak ties)로 연결되므로 부정적 감정이 더 빠르고 강하게 확산될 수 있다.

온라인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몇몇 사회적 현상들은 부정성으로 인한 연쇄반응적 결과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정성 편향으로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의 선정적 콘텐츠나 유튜브의 자극적인 영상, 쇼츠를 소비하면서 사회 전체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부정성 편향에 의해 긍정적 정보보다 부정적 정보가 더 소비되어 부정적 콘텐츠가 끊임없이 양산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부정적 정보가 수없이 생산되어 공유되는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겠지만, 우리 스스로가 부정적인 정보만을 지속적으로 소비하여 부정성의 연쇄반응을 가져오지 않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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