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오늘]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선착제 수강방식, 개선이 필요하다
[그때 오늘]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선착제 수강방식, 개선이 필요하다
  • 이다영 기자
  • 승인 2022.08.29
  • 호수 1551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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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9월 12일자 1445호 1면

우리 학교 수강신청은 100% 선착제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평균 4백만 원을 웃도는 거액의 등록금을 납부했음에도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난 2016년 본지 1445호 01면에도 이 문제가 다뤄진 바 있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정헌<경상대 경영학부 16> 씨는 “학기마다 수강신청을 위해 1시간 전부터 PC방을 찾지만 희망 강의 절반을 놓치기 일쑤”라며 “3년째 고액의 등록금을 내고도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졸업을 위해 수강해야 하는 과목조차 이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서울캠퍼스에선 졸업 이수를 위해 핵심교양으로 고전읽기 영역에서 최소 2학점 이상을 수강해야 한다. 하지만 수강신청 기간 동안 학내 익명 커뮤니티엔 이번 학기에도 고전읽기 영역 강의 신청에 실패했단 후기가 가득하다. 실제로 고전읽기 영역은 재학생 전부가 이수해야 하는 과목임에도 정원이 턱없이 부족해 선착제로 운영되는 수강신청에선 더욱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학기마다 수강신청을 위한 경쟁이 과열되자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선 강의를 사고파는 현상도 나타났다. 수강신청이 시작되자마자 정원이 마감되는 인기 있는 △교양필수 △다중전공 과목 △전공핵심 강의를 본인이 들어야 하는 수업이 아님에도 신청한 뒤, 이를 고가에 판매하는 것이다. 실제로 수강신청 기간마다 커뮤니티엔 “◯◯◯ 교수님 수업 판매합니다. 가격 제시해주세요”란 제목으로 여러 게시물이 올라온다. 커뮤니티에서 만 원에 수업을 구매한 적 있는 A씨는 “교수님께 이메일로 사정해도 증원되지 않은 강의가 많아 학점 이수를 위해 구매해서라도 들어야 했다”며 “특히 다중전공 과목은 정원수가 항상 적은 편이라 수업 판매 게시물에 의존하는 경향도 있다”고 답했다.

이렇듯 현 수강신청 제도로 인한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학교는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본지에 따르면 학교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학생들의 민원을 검토해 심각성을 파악한 후 △대기순번제 도입 △빅데이터 △타 대학의 성공사례 벤치마킹 등을 활용해 더 나은 수강신청 제도를 만들기 위한 기획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실제로 구현된 사업은 전무하다.

수강신청의 흥망 여부는 학생의 한 학기 생활뿐만 아니라 학점 이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학교는 지속해서 발생하는 학생의 불편함이 해소될 수 있도록 보다 나은 수강신청 제도 마련을 강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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