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비추는 뉴스로 새벽을 밝히다
현장을 비추는 뉴스로 새벽을 밝히다
  • 정다경 기자, 백세빈 수습기자, 채수민 수습기자
  • 승인 2022.05.23
  • 호수 1549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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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SBS> 기자

 

평일 새벽 6시가 되면 생동감 넘치는 뉴스로 바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이가 있다. 바로 본교 신문방송학과 출신인 최재영<SBS> 기자다. 지난 2011년 SBS에 기자로 입사한 그는 현재 SBS 시사 정보 프로그램 「모닝 와이드」에서 평일 앵커를 맡아 아침 뉴스를 전하고 있다. 최재영 앵커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가 머물렀던 시선을 따라가 보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다
최 동문의 학창 시절은 치열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반장과 학생회장을 도맡았던 그는 ‘최재영’이란 이름보다 ‘반장’, ‘회장’이란 직책으로 더 많이 불렸던 학창 시절의 기억을 꺼내 보았다.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대한 욕구가 있었어요. 어느 정도 정의감도 있는 편이었고요.”


책임감과 정의감으로 불타올랐던 어린 시절, 불현듯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뉴스였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매일 저녁 아버지 옆에서 뉴스를 따라 봤던 기억이 있었다”며 “뉴스를 보면서 아버지께 이것저것 여쭤보며 함께 대화를 나눌 때면, 스스로가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뉴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에 대해 답했다.


그렇게 어릴 적부터 뉴스와 신문이 익숙했던 그는 자연스레 본교 신문방송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기억에 남았던 대학 시절 활동은 무엇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선배들과 함께 ‘다큐 세상’이란 다큐멘터리 학회를 만들었던 기억을 꼽았다. “일본 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는 행사가 있었는데, 그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다니며 다큐멘터리로 담았던 적이 있어요. 일본 학생들의 시각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을 담은 건데, 그때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느꼈던 것 같아요.”

 

걸어서 현장 속으로
지난 2011년 SBS에 기자로 입사한 최 동문은 현재 아침 시사 프로그램인 「모닝 와이드」에서 평일 앵커를 담당하고 있다. 새벽 3시 출근과 동시에 6개의 조간신문을 읽고 20분 만에 앵커 멘트를 작성한다는 그.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던 기자와 앵커 모두를 경험한 그에게 더 매력적이었던 경험은 무엇이었냐고 묻자 그는 단 1% 차이로 ‘기자’라고 답했다. 현장감의 매력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듯 화면 너머의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단 점이 기자의 매력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마이크를 들이밀면서 ‘그때 왜 그러셨습니까’라며 취재하는 기자의 모습. 뉴스에서 한 번쯤은 본 적 있는 광경일 것이다. 이에 최 기자의 ‘그때 왜 그러셨습니까’의 주인공 중엔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는 그 누구한테도 당당하게 물어볼 권리가 있다”며 “상대가 누구더라도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이 곧 기자”라고 답했다.


직업 특성상 언제 어떤 상황에 놓일지 몰라 늘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는 그. 그런데도 그가 현장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그의 좌우명인 ‘발품 저널리즘’ 때문이었다. 최 기자는 “발품을 많이 팔수록 현장감이 기사에 반영될 수밖에 없고, 현장감의 차이로 기사가 좌우된다”며 현장감만은 포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지난 3월 강원도 산불 사태 당시 TV에선 대부분 겉핥기식 산불 보도에만 그쳤다. 이에 최 기자는 그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파헤치기 위해 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는지 알기 위해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현장감 있는 기사라고 생각했다”며 밝게 빛나는 그의 기자 정신을 볼 수 있었다.


어느덧 15년 차 기자로 접어든 그가 포기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아내와 딸” 그리고 “잘해야겠다는 것보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난 2014년 판교에서 환풍구가 무너져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을 보도한 일화를 소개했다.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7시 56분. 뉴스는 4분 뒤 시작이었어요. 당시 너무 긴장한 나머지 머릿속엔 ‘사망자 수 14명’ 밖에 없었죠. ‘이로써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 되겠구나’하고 모든 걸 내려놨는데 의외로 긴장이 풀리더라고요.” 당시의 경험을 통해 최 기자는 훗날 라이브 방송의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 잠수복을 입은 최 기자가 제주 바다 속에서 취재 중인 모습이다.

 

기사 이면의 피와 땀
최 동문에겐 사람들이 언론에 가지는 편견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싶단 바람이 있다. “특히 요즘 가짜뉴스들이 많아지면서 기자들을 향한 안 좋은 시선이 많잖아요. 하지만 다수의 기자는 자기 기사에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에요. 저 역시 한 명의 기자로서 대중들이 기자에 대해 가지는 오해와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생각입니다.” 하나의 기사가 나오기까지엔 수많은 기자의 진심이 담긴 만큼 자신이 쓴 기사에도 큰 애정을 품고 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끝으로 그는 기사를 읽는 바람직한 시선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의견에만 몰두해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위험하다”며 “열린 마음과 포용적인 태도로 기사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귀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독자들에게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행동하지 않는 생각은 망상에 불과하다’란 신념으로 주어진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해온 그.  지난 몇 년간 빼곡하게 쌓아올린 그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현장에서 생동감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그의 노력은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 나가야 할지 많은 영감을 준다. 

▲ 막연히 걱정을 하기보단 주어진 일에 대해 항상 최선을 다하며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최 동문. 현재 상황을 즐기며 살아가는 그는 스스로를 ‘까르페 디엠’


사진 제공: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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