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물’ 올라오는 기숙사, 그 원인은
‘녹물’ 올라오는 기숙사, 그 원인은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2.05.23
  • 호수 1549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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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내 고질적 문제 ‘녹물’

학교는 ‘이미 해결됐다’

하지만 수질 여전히 개선 필요해…

▲지난 3월 말, 캠퍼스 혁신파크 부지조성공사를 위해 수도관을 공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3월 말, 캠퍼스 혁신파크 부지조성공사를 위해 수도관을 공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돗물을 사용했더니 피부가 일어나는 것 같다.” 학생들이 기숙사에 유입된 녹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 중 하나다. 이처럼 ERICA캠퍼스에선 기숙사(△인재관 △창의관 △행복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이 수질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녹물에 장기간 노출되면 다양한 피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빠른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는 이러한 녹물이 생겨난 이유에 대해 ‘캠퍼스 혁신파크 공사’와 ‘기숙사 공실’을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시설팀은 캠퍼스 혁신파크 부지조성공사 관계로 수도관을 우회해 수돗물을 공급한 바 있다. 기숙사에 사용되는 물이 일정 기간 동안 공사에 사용된 것이다. ERICA캠 박지정<총무관리처 시설팀> 부장은 “해당 공사 시기가 민원이 발생하던 시기와 맞물리는데, 공사 과정에서 녹물이 기숙사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기간 동안 장기간 기숙사에 공실이 생긴 것을 이유로 들었다. 수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돗물이 정체될 수밖에 없었단 것이다. 박 부장은 “최근 대면 수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수도에 정체됐던 물이 다시 공급돼 발생한 녹물로 보인다”며 “현재는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에서 수돗물을 사용하는 공사를 마친 상태고, 앞으로는 기숙사 공실로 수돗물이 정체될 일이 없는 만큼 원인은 모두 사라졌다고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 한 학생이 기숙사 화장실에서 2~3주간 사용한 2단 여과기로, 단기간 내에 변색됐음을 제보했다.
▲ 한 학생이 기숙사 화장실에서 2~3주간 사용한 2단 여과기로, 단기간 내에 변색됐음을 제보했다.

 

그러나 지난 4일에도 녹물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제기됐다. 이로 인해 기숙사에 사는 많은 학생들이 여과기가 있는 샤워기를 직접 구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과기엔 종종 모래알갱이와 같은 이물질이 더러 발견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필터 샤워기도 길어야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건물인 행복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학생 A씨 역시 “수도꼭지와 샤워기에 2단으로 필터를 달아 놓았지만 여전히 녹물이 올라온다”고 토로했다. 학생 B씨는 “필터 샤워기를 대략 3~4주 이내로 바꿔 사용하고 있는데, 교체 주기가 짧다보니 매번 번거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녹물을 막기 위해 적지 않은 사비를 들여야만 하는 것이다.

현재 녹물 문제는 학생 차원에서 여과기를 교체하는 것을 넘어 수도 자체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문일<공학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필터 샤워기를 교체하는 것만으로 녹물을 완전히 제거하긴 어렵다”며 “녹물은 주로 관의 부식으로 철이 용출돼 침전물의 형태로 발생하기 때문에 수도관 교체나 청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학교는 학생들의 불만을 인지한 만큼 수돗물을 점검하겠단 입장이다. 박 부장은 “현재 수도관을 교체하게 된다면 건물 사용을 아예 중단하는 방법 밖에 없을뿐더러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시설팀에서 직접 학생들이 사용하는 필터 샤워기를 통해 수돗물 실태를 관찰해 볼 예정”이라며 “수질과 관련한 민원이 지속될 경우 배관을 코팅하는 등의 방안을 전문가와 고안하겠다”고 말했다.

생활하는 데 있어 물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생활의 질이 수질과 직결된 만큼, 학교는 하루빨리 기숙사에 생활하는 학생들의 생활권 보장을 위해 녹물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 

도움: 이예빈 수습기자 ybli0220@hanyang.ac.kr
김문일<공학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사진 제공: ERICA캠 총무관리처 시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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