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대가 함께 즐기는 여가, 등산
전 세대가 함께 즐기는 여가, 등산
  • 문세찬 기자
  • 승인 2022.03.21
  • 호수 1544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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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하면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에요. 반복된 일상 속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등산을 하고 나면 자신감이 생겨요”

배주현<부산시 수영구 29> 씨는 등산을 통해 삶에 활력을 얻고 있다. 최근 등산은 과거 중장년층만 즐긴단 인식을 벗어나 전 세대를 아우르는 운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9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에 따르면, 성인남녀 1천 명 중 90.6%가 등산을 자주 즐긴다고 밝혔으며, 이 중 61.2%가 최근 산을 찾는 젊은 층이 많아졌다고 답했다.

이는 도심에선 느낄 수 없는 등산만의 독특한 경험이 2030세대의 소셜미디어에 남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하는 경향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임명호<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이들은 SNS에 사진을 올려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데 큰 흥미를 가진다”며 “산보다 도심 환경이 익숙한 2030세대에게 계절마다 변화하는 산의 풍경은 그들의 등산 욕구를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배 씨는 “산에 올라 정상에서 사진을 찍으면 마라톤을 완주하고 메달을 받는 느낌”이라며 “당시 기억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싶어 블로그에 사진과 함께 등산일기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등산 로드뷰가 발전한 것 역시 등산이 인기를 얻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전보다 생생하고 구체적인 산책로 설명이 추가돼 등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지난 2016년에 출시된 등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산길샘’이 최근 누적 다운로드 수 50만 회 이상에 달하는 등 기존에 있었던 여러 등산 앱이 주목받기도 했다.

세대 구분 없이 모두가 참여하는 등산이 되자 이를 즐기는 방식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사람들과 함께 등산하고자 자발적으로 모인 ‘등산 크루’가 인기다. 곽영조<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기획예산실> 실장은 “등산 크루는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으로 최근 더욱 인기를 얻는 추세”라며 “주로 동네 단위로 크루가 형성돼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 씨는 “크루 활동을 하면 정상까지 포기하지 않고 오를 수 있고 여러 세대와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어 꾸준히 참여하는 편”이라 전했다.
 

▲ VR체험버스에서 산행의 즐거움을 느끼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 VR체험버스에서 산행의 즐거움을 느끼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등산을 즐길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등산 방법도 있다. VR 등산 체험 버스가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0월,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는 ‘등산·트레킹 VR 체험 버스’로 특수학교를 찾아가 등산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곽 실장은 “설악산의 암릉 등반 코스를 담은 VR 체험 버스를 제작해 학생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했으면 하는 마음에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다양한 등산 방법이 생겨난 덕에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등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산은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는 곳인 만큼 등산 문화가 일상에 더욱더 다채롭게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도움: 곽영조<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기획예산실> 실장
임명호<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
사진 출처 :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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