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도2촌,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이중생활
5도2촌,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이중생활
  • 나태원 기자
  • 승인 2022.03.14
  • 호수 1543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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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도 2촌. 평일은 도시에서, 주말은 시골에서 보내는 라이프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대체로 귀농, 귀촌은 중년층이 향유했던 것이지만, 최근 청년층에서도 이를 즐기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수진<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시골에서의 힐링을 통해 도시 생활의 활력을 얻고자 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어떻게 5도 2촌을 즐기고 있을까. 서울에서 직장생활 중인 20대 A씨는 금요일엔 충남 공주시의 한적한 시골집으로 이동한다. 그는 이곳에서 운동을 하거나 텃밭에서 재배한 재료로 요리를 하며 주말을 보낸다. 그는 “지난해 우연히 이곳에서 주말을 보냈는데, 느긋하게 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좋게 남아 5도 2촌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텃밭을 직접 가꾸고 하루 세끼 차려 먹기만 해도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고 전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저녁이 되면 다시 서울 본가에 올라와 치열한 일상을 보낸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30대 정원식, 정유진 부부는 금요일에 일이 끝나면 곧장 강원도 양양군으로 퇴근한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줄곧, 자연에서의 삶을 그리워하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5도 2촌을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곳에서 그들은 오전엔 주로 시골집 마당 한쪽에 있는 텃밭을 가꾸고, 오후엔 근교에 있는 강릉, 속초 등으로 나들이를 떠난다. 이들 부부는 나름대로 시골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전혀 귀찮거나 피곤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은 “평일에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주말에 양양 집으로 내려가서 푹 쉬어야지’하는 생각으로 버틴다”며 “강원도는 산과 계곡, 바다를 모두 볼 수 있어 매번 올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라 전했다. 

 

▲ 정원식. 정유진 부부가 마당에서 밭일을 하는 모습이다.
                ▲ 정원식. 정유진 부부가 마당에서 밭일을 하는 모습이다.

‘지방 소멸’이 사회 주요 화두로 떠오르는 요즘, 5도 2촌은 도시 재생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5도 2촌이 가장 활발히 이뤄진 강원도 양양군의 숙박 방문자는 전년 대비 15.8%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가파른 증가 수치다. 양양군은 청년 인구의 유입을 위해 청년 귀농 지원금이나 농촌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양양군 관계자는 “최근 주말에 우리 도시를 방문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이 우리 도시에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재생 전문가 최광운<도시문화아카데미> 큐레이터는 “5도 2촌이 앞으로 더욱 대중화된다면 지방은 새로운 소비층을 맞이해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5도 2촌을 하시는 분들이 어려워하는 게 거주 공간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행정 체계를 갖춘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5도 2촌은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과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도시 모두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줄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대중적인 여가 문화로 정착할 5도 2촌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도움: 이수진<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최광운<도시문화아카데미>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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