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실 속에 가상? 가상 속에 현실?
[칼럼] 현실 속에 가상? 가상 속에 현실?
  • 박만수<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수료
  • 승인 2022.03.02
  • 호수 1542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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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수<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수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회 여러 분야에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대면 상황 속에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급격히 변하면서 ‘메타버스(Metaverse)’가 주목받게 됐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단순한 가상세계를 넘어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등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실재감(Presence)이 극대화된 가상세계를 뜻한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지난 1992년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아바타’와 함께 처음 등장했다.

약 30년 전에 생겨난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코로나19’, ‘기술’, ‘MZ 세대’를 꼽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황에 맞물려 5G 통신 기술 상용화와 함께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Mixed Reality) 등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에 익숙한 MZ 세대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메타버스를 소셜 활동 장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사람들의 내재된 욕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공간과 사람을 경험하고 싶거나 집에만 머물면서 생기는 불안감으로 인해 깨지는 ‘균형 욕구’ 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대안으로 현실 대신 현실과 유사한 메타버스를 통해 사람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메타버스 이용자들은 새로운 자아 형성 욕구를 충족하게 되는 것이다.

메타버스에서의 핵심은 ‘실재감’이다. 실재감은 “거기에 있다고 느끼는 환영 또는 착각”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이는 물리적 공간에 대한 지엽적인 지각을 의미하는 것에서 나아가 신체 또는 감각의 일부가 다른 환경에 있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이용자들로 하여금 높은 실재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안정된 환경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실재감은 현실 환경 안에 있다고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장소 환상(Place Illusion)’이라고 한다.

두 번째로 ‘자기 구현(Self-Embodiment)’의 환상이다. 자기 구현은 이용자가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몸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몸이 가상세계에 존재하여 이용자가 원하는 움직임, 시야 등을 통해 동일시를 느끼게 되면 실재감이 강화되고 몰입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세 번째로 ‘물리적 상호작용 환상(Physical Interaction Illusion)’이다. 이용자들은 처음 가상세계로 접속하면 실제와 다른 세계에 접속해 있다고 인지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인지는 기술이 표현해내는 시각적 요소, 청각적 요소, 물리적 반응 등에 주의를 기울이며 점차 가상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이때 이용자에 가상세계에서 행동하는 데로 물리적인 반응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셜 커뮤니케이션 환상(Social Communication Illusion)’이다. 소셜 커뮤니케이션 환상은 가상세계 속에서 다른 이용자, 즉 아바타와 실제 의사소통하고 있다는 인식을 의미한다. 이때 가상세계 속에서도 말, 몸짓, 표현이 자유롭게 가능해야 한다.

현재 가상현실 기술은 현실과 유사한 가상세계 구현,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은 기술적으로 비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먼 미래에는 현실 속에 가상인지 가상 속에 현실인지 구별하기 힘든 세상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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