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물결타고 등장한 ESG, 일상에 스며들다
초록빛 물결타고 등장한 ESG, 일상에 스며들다
  • 이다영 기자
  • 승인 2022.01.03
  • 호수 1541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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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시장에 ‘ESG’란 새로운 신호탄이 터졌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이윤의 극대화뿐만 아니라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가치와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경영 방식을 채택해야 한단 개념이다. 이는 지난 2004년 유엔 글로벌 컴팩트(UNGC)에서 전 세계 기업에 지속가능한 경영 정책을 마련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처음 등장했다.

현재 ESG는 2030 세대의 친환경적인 소비 경향을 원료 삼아 쾌속주행 중이다. 지난해 9월 KB트렌드 보고서에 의하면 소비자 3명 중 2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기업의 친환경 활동 여부를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난도<소비트렌드분석센터> 소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난 2년간 가치 소비와 미닝아웃과 같이 소비 행위를 통해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소비자 운동이 급격히 활발해졌다”며 “이제 기업의 사회적 공헌도와 윤리는 소비를 결정짓는 중요한 척도가 됐다”고 강조했다.

등장으로부터 어언 20년이 지난 지금, ESG가 여느 때보다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유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때문이다. 이소영<충북연구원> 위원은 “기후위기의 주원인인 탄소는 주로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데, 현재 상업 및 산업부문에서 사용되는 전기에너지의 64%가 화석연료로부터 공급된다”며 “과거 환경 및 사회적 문제를 기업경영에서 배제해 초래된 문제들이 오늘날 수면 위로 올라와 일상을 괴롭히자 ESG 관점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탄소 중립 경제를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기업 성장 모델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정부의 ESG 의무화를 향한 움직임 역시 기업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에선 ‘ESG 인프라 확충 방안’을 발표해 민간·공공기업에는 ESG 공시 활성화를 위한 기틀을, 우수·중소기업에는 재정사업 우대와 금융상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ESG 경영에 동참하는 추세다. 각종 기업에선 이사회에 ESG 위원회를 조직해 환경문제에 주목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ESG 열풍은 대학사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대학에선 △노사 상생 △사회공헌 △지역 상생 △탈플라스틱 △학생소통을 목적으로 ESG 위원회가 만들어졌고 ESG 관련 교양과목이 개설됐다. 이어 지난 2020년부터 대학평가 기준으로 교육수준 외 사회 기여도를 평가하는 ‘사회적 책임지수’란 새로운 개념이 도입돼 대학 내에서도 ESG 경영이 주요 반열에 올랐다. 이재혁<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제 대학은 대학 자체로서 성장할 수 없고 주변 상가와 지자체와 협업하며 교내 노동인권과 학생 권리증진에 힘써야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ESG의 전망은 ‘항상 맑음’일 예정이다. 이 연구위원은 “ESG는 세계적으로 에너지 소비 관행을 바꾸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ESG는 환경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지속가능한 노동과 소비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앞길을 제시해줄 것”이라 덧붙였다.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각 기업의 ESG 정보 공시 의무화 정책을 시행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ESG가 한철 유행으로 지나가는 것이 아닌 지속될 흐름으로 단단히 자리 잡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도움: 김난도<소비트렌드분석센터> 소장
이소영<충북연구원> 위원
이재혁<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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