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한 에너지가 주는 울림, 우리의 노래는 계속된다
파워풀한 에너지가 주는 울림, 우리의 노래는 계속된다
  • 나병준 기자
  • 승인 2021.11.22
  • 호수 1539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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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태, 유슬기 크로스오버 듀오

'국내 최초 *크로스오버 듀오'는 백인태, 유슬기 동문이 함께한 '듀에토(Duetto)'를 일컫는 말이다. 본교 성악과에서 처음 만난 두 동문은 JTBC 프로그램 「팬텀싱어」에서 '인기현상'이란 팀으로 준우승을 거머쥐면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2017년엔 그룹 듀에토를 결성해 △공연 △콘서트 △TV 등에 출연하면서 크로스오버 장르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지금껏 함께한 시간보다 함께할 시간이 더 많은 두 동문을 만나 그들이 꿈꾸는 성악가로서의 미래는 어떠한지 들어봤다.

노래가 맺어준 인연 그리고 좌절
두 동문 사이의 수많은 공통점 중 하나는 '노래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백 동문은 노래를 좋아했기에 학창시절 음악 수업이 특히 재밌었다고 전했다. 유 동문 역시 학창시절 가창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학교 축제에서 대표로 노래를 불러 친구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노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노래의 매력에 빠진 그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성악을 배우게 되면서 성악가로서 첫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렇게 본교 성악과에 입학한 두 동문은 한 교수님의 제자로 만나며 인연을 맺었다. 두 동문은 서로에 대한 첫인상을 두고 "노래를 잘하던 특이한 아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좋아했던 성악을 배우게 된 그들. 그러나 이내 현실을 깨닫고 성악가란 직업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아무래도 성악은 비주류이다 보니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대가가 적었어요. 자연스레 '뭔가를 이뤄내도 남는 건 없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죠." "수많은 콩쿠르를 휩쓸었던 성악가분들조차 이제 막 성악을 배우기 시작한 저희처럼 힘들어하시더라고요. 그때 '내가 여기서 더 노력해봐야 저런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걸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에서 파바로티와 같은 성악가가 나오기엔 어려운 현실이라 생각하고 포기하려 했습니다."

팬텀싱어, 인생을 바꾸다
그렇게 백 동문은 졸업 후 성악을 그만뒀고, 유 동문 역시 군 제대 후 성악을 그만두려 했다고 말했다. 전역 후 오랜만에 백 동문을 만난 유 동문은 백 동문이 일하고 있었던 마트에서 일을 배우려는 찰나, 뜻밖의 공고를 보게 된다. JTBC에서 크로스오버 음악을 바탕으로 제작한 「팬텀싱어」 참가자 모집공고다. 참가 이유를 두고 그들은 "재미 삼아"라고 짧게 답했다. "인태도 이미 성악을 그만뒀고 저 역시 성악을 그만두기 전 노래를 맘껏 부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예전에 이렇게 노래했었지'란 사실을 영상으로 남길 수도 있을 것 같았고요."

어찌 보면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던 프로그램이지만, 이들은 '인기현상'이란 팀으로 결승전까지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출연을 통해 개인 또는 팀으로 수많은 노래를 들려준 두 동문은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무대를 「Grande Amore」라고 답했다. "다른 무대는 팀원들과 함께 불렀지만, 이 무대는 단둘이 경쟁했던 무대라서 더 기억에 남아요. 서로가 경쟁상대가 돼 한 명을 떨어뜨릴 수도 있겠단 생각에 당시엔 힘들었지만, 우리 자신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약속했죠. 그런 생각이 좋은 무대로 이어진 것 같아요."

출연을 계기로 그들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수많은 팬도 생기고 여러 무대에도 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출연 소감에 대해 유 동문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나갔던 게 예상치 못한 결과를 거두면서 '인생이란 아무도 모르는 것'임을 느꼈다"며 동시에 "노래를 포기하기 전 마지막으로 불태워보길 잘했다"고 말했다.

둘이 아닌 하나로(Feat. 2-1=0)
팬텀싱어는 그들에게 또 하나의 선물을 줬다. 그들의 무대를 인상 깊게 본 가수 겸 프로듀서 '더 네임'의 제안으로 그룹 '듀에토'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부터 둘은 늘 함께였기에 어쩌면 듀에토의 시작은 당연했다고 생각하는 그들. 두 동문은 듀에토가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저희 모두 고음 위주의 테너라서 저음이 가진 매력을 보여줄 순 없지만, 테너이기에 강렬함이 배가 되죠. 노래를 듣는 순간 강렬한 에너지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매 순간 '무대의 주인공은 나'란 마음가짐으로 무대에 임하고 있는 그들은 듀엣으로 활동하는 가수 중에선 강렬한 음압과 에너지로는 최고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저희 공연을 보러 오신 분들이 '소리가 이 정도였어?'라며 놀랄 정도예요. 그럴 때마다 TV로는 저희의 성량과 에너지를 온전히 느끼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죠. 그만큼 라이브에 자신감이 있습니다."

우리의 노래는 멈추지 않는다
대학 시절부터 10년 이상 동고동락하고 있는 두 동문이 지금까지 함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들은 "노래를 좋아하고 잘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실적으로 둘 중 한 사람이라도 노래를 못했다면 오랜 시간 같이 활동한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성악이 가진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어떤 장르라도 선보일 자신이 있다는 그들은 "힘들게 다시 시작한 노래를 계속하고 싶다"며 소망을 드러냈다. 또한 '이 노래는 듀에토 곡이지'라고 떠올릴 정도로 듀에토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도 전했다. 유 동문이 최근 TV조선에서 진행하는 「내일은 국민가수」에 참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성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그 매력을 대중에게 알리며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쉼 없이 달리고 있다. 과거에 비해 크로스오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지금, 크로스오버 음악을 들으며 우리의 플레이리스트에 변화를 주는 건 어떨까.

▲ 성악을 전공했지만 배움의 과정은 험난했던 두 동문. 그들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와 쉼 없는 연습 덕분이었다. 이에 그들은 자신을 각각 ‘인생은 연습’, ‘인생은 실전’이라 표현했다.
▲ 성악을 전공했지만 배움의 과정은 험난했던 두 동문. 그들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와 쉼 없는 연습 덕분이었다. 이에 그들은 자신을 각각 '인생은 연습', '인생은 실전'이라 표현했다.

*크로스오버: 어떤 장르에 이질적인 다른 장르가 합해져 만들어진 음악을 말한다.

나병준 기자 songforyou@hanyang.ac.kr
사진 제공: 듀에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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