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타고 돌아온 와인, 이제 캔 와인의 시대가 열린다
깡통 타고 돌아온 와인, 이제 캔 와인의 시대가 열린다
  • 이다영 기자
  • 승인 2021.11.08
  • 호수 1538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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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긴 병에 담겨 어딘가 고급스런 느낌이 물씬 나는 이 술, 와인은 값비싼 술로 인식돼 상대적으로 다른 술에 비해 접근 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와인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0월, 주요 편의점 4사의 업계 매출 보고서에 따르면 와인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최대 3배 증가해 역대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와인의 인기가 증가한 현상의 중심엔 이른바, ‘캔 와인’이 있다. 캔 와인이 주류 문화의 유행을 선도하게 된 이유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류 시장에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 주식회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술을 대용량으로 묶어 파는 방식이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이에 여러 주류 기업들은 변화한 소비자 기호를 고려해 소용량 주류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캔 와인의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이철형<와인소풍 주식회사> 대표는 “사람들 사이에서 술을 ‘음미하며’ 즐기는 주류 문화가 형성돼 이색적인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와인이 주류 중에서도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캔 와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인기 있던 것은 아니었다. 캔 와인은 지난 2010년대 초부터 시장에 판매되기 시작했지만, 당시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와인 특유의 고풍스런 분위기를 해치고 숙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단 의견 때문에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캔 와인이 최근 들어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는 병 와인과 비교했을 때 독보적인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캔 와인은 병 와인보다 가벼워 휴대가 용이하며 와인 오프너 없이도 편리하게 마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숙성이 끝난 상태로 판매돼 숙성에 필요한 별도의 기간을 둘 필요 없이 바로 마실 수 있다. 이런 캔 와인만의 장점은 이미 젊은 층에서 인정받아 소풍 및 호캉스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평소 캔 와인을 즐겨 마시는 김정민<서울시 중구 24> 씨는 “와인의 깊은 풍미는 그대로 즐기면서 쉽게 마실 수 있고 휴대성이 편리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주 찾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캔 와인은 병 와인보다 재활용에 용이해 환경보호 효과도 가진다. 류성환<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금속캔종이팩팀> 대리는 “유리는 재활용 과정이 복잡해 그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고 다른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낮은 반면 캔은 재활용이 편리해 캔 외에도 다른 자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설명했다.

캔 와인을 비롯한 와인의 인기가 증가함에 따라 와인 자체를 더욱 맛있고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매달 새로운 종류의 와인을 시음해볼 수 있도록 소량의 와인을 보내주는 온라인 와인 구독 서비스부터 메타버스를 활용해 와인 시음회를 열어 비대면으로 열리는 각종 와인 파티가 그 예다.

이제 캔맥이 아닌 캔 와인의 시대가 오고 있다. 깡통을 타고 화려하게 돌아온 와인은 그 만의 장점은 오롯이 살리면서 이를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창구를 마련해 주고 있다. 앞으로도 다채롭고 이색적인 주류문화가 형성되길 바라며 새로운 와인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도움: 류성환<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금속캔종이팩팀> 대리
이철형<와인소풍 주식회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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