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의 상징성 바로 보기
북한 핵실험의 상징성 바로 보기
  • 한대신문
  • 승인 2006.10.31
  • 호수 12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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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사회대·정외> 교수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평화는 다시 위기에 빠져들었다. 작년 9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간의 6자회담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것을 약속하는 대신, 나머지 5개국이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과 경제협력을 약속함으로써 북핵 문제는 실마리를 푸는 듯 했다. 그러나 미국이 돈세탁 혐의를 앞세워 마카오 소재 한 은행의 북한 계좌를 동결하는 등 금융제재를 가하고, 북한이 이에 반발하며 6자회담을 거부함에 따라 북핵문제는 다시 악화되기 시작하였다. 결국 올 7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핵실험 10월 8일 핵실험을 단행하고, 이에 대해 UN이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함으로써 한반도는 또 다시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북핵문제와 관련한 각 행위자들의 행동이 지니고 있는 상징적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우선 주변국의 반대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단행한 핵실험은 핵개발 포기에 대한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압력에 대해 타협하고 양보할 생각이 없으며, 강경하게 맞대응할 것이라는 북한의 전략적 선택을 상징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단지 미국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자신들이 만만치 않은 존재이며 따라서 붕괴에 의한 흡수통일은 꿈도 꾸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쪽에게 전하고 있다.
한편 유엔에서의 신속한 대북제재결의안 통과는 북한의 핵개발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를 상징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제재 결의안을 주도함으로써 국제사회와의 협력 하에 북한의 핵 포기를 압박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특히 미국은 만일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더라도 핵개발을 포기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잘못된 행동에 대한 보상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확고히 밀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해 동정적이던 중국과 러시아도 군사제재를 제외한 대북제재에 동참함으로써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었다.
이와 같이 북한의 핵실험을 둘러싼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상징성의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핵개발을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 및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대북정책을 재검토할 것임을 천명하는 것이 그 출발점일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포용정책의 폐기 여부를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분법적 접근은 잘못된 것이다. 화해·협력과 평화를 목표로 하는 포용정책은 분명 실효성이 있으나, 그 실행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종합적인 재검토를 통해 수정·보완을 할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이런 조치는 국제사회는 물론 우리 국민들에게 한국정부가 북한 핵실험이 초래한 새로운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이와 같은 재검토에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사업도 포함되어야 한다. 물론 두 사업은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이므로 지속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무런 조치 없이 지속의 필요성만을 강조하는 것과 재검토 후 문제점 보완을 통해 사업을 계속하는 것의 상징적 의미에는 큰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런 조치들을 통해 북한에게 우리가 북한의 핵실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 민족공조가 아닌 민족공멸을 초래할 수 있는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은 그 이전의 북한과는 다른 상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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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8-01 19:54:15
이 글은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된 국제사회의 대응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대처하는데 상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포용정책의 재검토와 관광사업 등을 상징적으로 수정·보완해야 함을 주장하며, 북한에 대해 단호한 대응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응함으로써 민족공멸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