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들면 펼쳐지는 신비로운 꿈의 영역
잠에 들면 펼쳐지는 신비로운 꿈의 영역
  • 이재희 기자
  • 승인 2021.09.13
  • 호수 1535
  • 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에 들면 이어지는 또 다른 세상, 꿈. 이는 지금까지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꿈은 수면의 4단계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얕은 잠에 드는 수면의 1단계와 2단계를 거쳐 10분 정도가 지나면 깊은 수면의 최초 단계인 3단계로 진입한다. 여기선 규칙적인 뇌파와 안정적인 맥박‧호흡이 측정된다. 숙면에 빠지는 4단계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앞선 수면의 4단계 과정이 다시 반복되는 *렘수면 상태에 접어들고 꿈의 80%가 이때 나타난다. 김인수<광화문숲정신과> 전문의는 “잠에서 깬 후 기억이 나는 꿈들은 대부분 렘수면 중에 일어난 것”이라 말했다.

이 렘수면 중에 우린 다양한 꿈을 꾸고, 또 이를 해석하기 위해 오랜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리스와 로마 시대엔 꿈을 ‘신이나 죽은 사람들로부터의 메시지’로 종교적인 맥락에서 해석했으며, 지난 19세기에 등장한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실험을 통한 꿈 연구를 통해 꿈이 무의식 속 억압된 욕망이 표출되는 장소라고 보았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며 꿈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 단순히 잠을 자며 생기는 생리현상일 뿐이란 입장이 지지를 얻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문의는 “그동안 꿈이 추상적으로 해석된 건 과학적 접근이 어려운 영역이었기 때문”이라며 “꿈은 주관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이를 계량화해 가설을 검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과거의 꿈 연구는 대부분 인문학적 접근으로 이뤄졌지만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로 현대의학의 과학적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실제로 여러 뇌과학 연구에선 뇌의 특정 부위인 도파민 경로가 꿈의 형성과 관련이 있으며 렘수면 이외의 수면 단계에서도 꿈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이렇듯 꿈을 보는 다양한 시대적‧학문적 관점과는 별개로, 꿈과 그 해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날로 커지는 추세다. 지난 2월 미국과 독일 등 여러 나라가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꿈속에서 꿈 내용을 설명하고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꿈의 내용을 서술하면 AI 잠재 지능 기술을 통해 세부 항목으로 나눠 꿈 해석 결과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출시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은 소재학<국제뇌교육종합대 동양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불확실한 사회 속,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고 이는 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관련 기술은 계속 등장할 것”이라 설명했다.

‘인간인 내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 인간인 내가 된 것인가’ 어느 것이 꿈이고 현실인지 의문을 던지는, 너무나도 유명한 장자의 호접몽 속 구절이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꿈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지의 영역인 꿈에 대해 인류가 명확히 밝혀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렘수면: 수면의 4단계 중 하나로, 일정 시간을 기준으로 수차례 발생하며 잠에서 깨어있는 상태와 비슷한 정도의 뇌활성도가 관찰된다.

도움: 김인수<광화문숲정신과> 전문의
소재학<국제뇌교육종합대 동양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