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한대신문
외로운 한대신문
  • 한대신문
  • 승인 2006.10.02
  • 호수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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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언정대·신방> 교수
한대신문이 너무 외롭다. 캠퍼스 여기저기에 버려져 나뒹구는 한대신문을 보는 것은 슬픈 일이다. 지난 주 월요일(9월 25일)에 발행된 지령 1230호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사설이 실리는 지령 1231호의 운명도 비슷할 것이다. 대학신문의 빈사상태는 우리 사회에서 발행되는 신문 일반의 현상이다. 주지하다시피 현재의 미디어 기술은 눈이 부시도록 빨리 변하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TV, 위성방송, 모바일, 인터넷을 넘어 웹 캐스팅, DMB, 디지털 TV, IPTV, 와이브로 등의 기술이 전개되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서비스는 인간의 오감 자극과 정보 및 오락의 전달에서 인쇄미디어를 압도하고 신문의 역할과 기능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대신문을 한양인이 아끼고 격려하고 발전시켜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한대신문은 저널리즘 발달사에서 확고한 지위를 누리는 지역공동체적 성격을 지니는 매체이다. 한양공동체가 자신의 정체성과 독특함을 형성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인 것이다. 왜냐하면 개인적인 성향을 반영하는 다른 매체수단과는 달리 다양한 한양인이 가장 광범위하게 공유할 수 있는 공론장이기 때문이다. 한대신문은 또한 대안언론의 특성을 지닌다. 사회의 매체들이 자본과 이익집단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과는 달리 대학의 순수성에 바탕을 둔 문제제기와 대안 모색으로 한 사회의 균형적인 의사소통구조 형성과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를 지닌다.   
한대신문이 더 이상 외롭지 않고 사랑받기 위해서는 한대신문사 자체의 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요구되는 점은 사회의 언론을 모방하거나 답습하는 편집이나 내용을 과감히 일신하고 대학언론다운 차별성을 구축해 가는 일이다. 우선 대학공동체에 관한 보도에서 어떤 다른 매체보다 심층적인 보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지면 구성을 통하여 결과만이 아닌 원인과 과정, 해석과 대안을 다각적으로 다룸으로서 대학에 대한 여타 언론의 피상적인 보도와 차별성을 지녀야 할 것이다. 뉴스가치를 선정하는 기준에서도 학생독자들의 이용동기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일반언론이 기준으로 삼는 저명성, 시의성, 근접성, 갈등, 신기성 등에서 탈피하여 대학공동체의 유대감이 발현되는 뉴스가치들에 주목해야 한다. 학생들의 관심과 라이프스타일과 관련성이 높고, 대학생들의 필요(취업문제, 목표설정, 대인관계, 대학생활의 질 향상 등)에 봉사하는 유용성이 높은 뉴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대학구성원의 특정 정보욕구를 선택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보도(tailored content)도 잃어버린 독자를 찾아내는 방법일 것이다.
대학당국도 한대신문 일으키기에 동참해야 한다. 한대신문이라는 공론장의 침체는 한양공동체의 쇠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대신문이 지니는 기능과 상징성에 부합하는 지원책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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