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학생 진로개발 콘텐츠, 개선 필요해
서울캠 학생 진로개발 콘텐츠, 개선 필요해
  • 임윤지 기자
  • 승인 2021.05.23
  • 호수 1531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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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학내 커뮤니티엔 교과목 ‘사랑의 실천’ 기말 통합과제 제출에 관한 게시글들이 속속 올라온다. ‘사랑의 실천’은 우리 학교 서울캠퍼스의 대표적인 학교 정책 과목으로, 서울캠 학생이라면 모두가 들어야 하는 온라인 필수교양이다. 학생들은 해당 과목의 과제로 학생경력개발 시스템인 ‘HY-CDP’에서 각종 직무 검사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본지에서 시행한 설문 조사 결과, 이런 콘텐츠들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학년에 한 강좌씩 총 4과목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실천’은 HY-CDP 시스템과 복합적으로 연동돼 있어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각 학생이 이력을 쌓아가도록 짜여 있다. 모든 학생은 최소한 ‘사랑의 실천3(기업가 정신)’까지는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의 취지와는 달리 해당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은 진로에 있어 별다른 도움을 얻지 못했다고 말한다. 우선, 학생들은 ‘사랑의 실천’ 교과목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설문 조사에 응답한 학생 116명 중 90명(77.6%)이 ‘사랑의 실천’에서 배우는 내용이 자신의 진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진로를 아우르지 못한 내용 △획일적이고 비슷한 강의 내용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 등이라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씨는 “다양한 계열이나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일률적인 강의로 포괄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렇다 보니 모호하고 형식적인 내용만 반복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나아가, 학생들은 ‘사랑의 실천’을 필수 과목으로 두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설문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8.4%가 해당 강좌를 전교생에게 실시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A씨는 “차라리 필요한 학생들만 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른 학생 B씨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할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사랑의 실천’ 과제로 학생들이 HY-CDP에서 해야 하는 △진로 적성 검사 △취업 준비도 진단검사 △한양 핵심역량 진단검사 등에 대한 생각은 각양각색이었다. 진단검사가 자신의 진로에 ‘전혀 또는 거의 도움이 안 된다’고 답한 학생들은 △취업 위주의 질문 문항 △검사의 타당성 및 신뢰도 부족 등의 이유를 꼽았다. 반면, 자신의 진로에 ‘조금은 도움이 된다’고 답한 학생들은 △어느 정도 진로 적성을 알아가는 데 도움 △자신의 직무상 강·약점 파악 가능 등을 이유로 밝혔다. 

그러나 설문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평소에도 해당 시스템을 사용할 만큼 그 활용도가 높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50%의 학생들은 ‘사랑의 실천’ 과제를 할 때 외에는 해당 시스템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학생들은 대체로 ‘아직 생소한 프로그램 사용 방식’을 들었다. 정다윤<공대 융합전자공학부 18> 씨도 “주변에 취업을 준비하는 동기들을 보면 HY-CDP를 알긴 해도 어떻게 이용하는지 잘 모른다”며 “HY-CDP의 전반적인 활용률이 아직은 높아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부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B씨는 “‘사랑의 실천’에서 배우는 강의 내용은 한 번쯤 일상에서 다시금 고민해볼 만한 내용”이라며 “어느 정도 과목의 취지나 필요성이 이해되긴 한다”고 전했다. 또한, 몇몇 학생들은 HY-CDP에서 각종 취업 정보 및 개별 진로 로드맵을 제공 받을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내놓았다. 정 씨는 “HY-CDP에 취업 정보가 다 모여 있기도 하고 우리 학교 출신 선배 자기소개서나 경력을 볼 수 있단 점은 좋다”며 “그러나 아직 제공되는 자기소개서 수가 부족하기도 하고 특정 기업이나 부서 관련 자료에 치중돼 있는 점은 개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런 학생들의 의견에 대해선 변중무<한양인재개발원> 원장은 “‘사랑의 실천’은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강의”라 강조했다. 다만, 갈수록 일반 취업 위주의 강의 내용이 많아진다는 의견에 대해 “다음 학기부터는 ‘사랑의 실천3(기업가 정신)’ 과목에 다양한 진로를 포괄하는 교육콘텐츠를 추가로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라 말했다.

또한, 학교 측은 HY-CDP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HY-CDP 시스템이 아직 익숙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 한상년<한양인재개발원 커리어개발센터> 부장은 “앞으로 홈페이지나 카드뉴스 등을 통해 홍보를 강화하고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기업 채용 담당자들과 학생을 직접 연계해 채용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 전했다. 

우리 학교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사랑의 실천’을 필수 교과목으로 두고, HY-CDP 등 각종 진로 개발 시스템을 만들었다. 하지만 학교의 기대와는 달리 학생들의 필요를 충족하기엔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단지 형식적으로 두는 필수 과목만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보다 질 높은 콘텐츠 제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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