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강 의대생 사망 사건으로 짚어보는 진정한 언론의 역할
[사설] 한강 의대생 사망 사건으로 짚어보는 진정한 언론의 역할
  • 한대신문
  • 승인 2021.05.09
  • 호수 1530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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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강에서 의대생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동시에 이에 대한 다양한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수많은 실종 사건 가운데 이 사건은 일반인이 실종돼 사망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관심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사건이 발생한 시점부터 관련 보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은 한강 의대생 사망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보다 이 사건을 둘러싼 의혹에 집중하고 있다. 이것은 대중들의 관심을 자극하기 좋은 요소다. 죄 없는 건실한 청년이 안타깝게 사망했고, 이 죽음에 대해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 의혹들에 대해 언론은 사건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실마리를 그들 나름대로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그 정도가 심각해져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고 마구잡이로 보도하는 행태로 번지고 있다.

자극적인 기사 제목으로 다른 부분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화제성만 노리는 언론의 모습도 이젠 익숙하다. ‘번호 왜 바꾸나’, ‘친구 증거 인멸 우려’ 등 피해자 아버지의 감정이 담긴 발언까지도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감정을 이용해 대중의 관심을 꾀하는 언론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객관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오직 감정에 호소하는 것은 바람직한 언론 보도의 모습이 아니다. 게다가 수사기관이 의대생 사망에 대한 원인을 확정 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특정인을 범인으로 몰아가고 있다. 무고의 가능성을 배제한 채 범인을 사실상 확정 짓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해 무조건적인 비난의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 이는 자칫 무고할 수 있는 이에게 정신적인 위해를 가하는 일이므로 언론은 보도에 대해 더욱 신중을 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대중은 주체성과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뉴스와 기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은 지양해야 한다. 인터넷 뉴스나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비판 없이 정보를 수용한 대중의 반응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언론에 진정으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난무할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한다. 이처럼 보도 내용에 대한 대중의 무비판적 수용은 결국 언론의 비정상적인 보도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악순환은 반복된다.  

언론은 보도하는 데 있어서 화제성을 앞세워 사건의 본질을 흐리지 말아야 한다. 또한 무분별한 보도로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게다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소식을 보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란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언론은 보도를 통해 여론을 형성한다. 개개인의 생각을 주도하는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정보를 언론이 제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의 보도가 세상에 나왔을 때 갖는 파급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 언론의 보도로 발생할 수 있는 누군가의 희생을 막기 위해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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