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외국인 유학생, 우려 간과하지 말아야
증가하는 외국인 유학생, 우려 간과하지 말아야
  • 김유진 기자
  • 승인 2021.05.02
  • 호수 1529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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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대부분 대학에선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오히려 지난해 입학한 유학생 수가 전년 대비 15.7%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주<국제처 국제팀> 차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유학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실시간으로 현지 상황을 파악하며 외국인 입학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우리 학교는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홍보와 유치 활동을 위해 중국 현지에 한양상해센터를 설치했다. 

이렇게 우리 학교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최선인 까닭은 이것이 대학이 당면한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 위원회 위원장 이기정<인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은 국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의 위기 극복에 기여한다”고 전했다. 또한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국내 교육을 받은 외국인 유학생이 우리나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장려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를 실시해 국제화 역량이 높은 대학을 인증함으로써 국제 학생들의 질적인 관리와 국내 학생의 국제화 역량을 제고하고 있다.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는 불법 체류율 등을 세부 지표로 삼아 대학을 심사한다. 기준을 충족하면 인증 대학의 지위를 받는데, 유학생 모집 절차 완화 등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관한 혜택을 부여받는다. 이에 따라 해당대학은 더 많은 유학생의 유치를 기대할 수 있다. 유학생 관리 부실 대학의 경우엔 사증발급 절차가 제한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인증제 실시에 마냥 긍정적일 수만은 없다. 인증제의 효력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증대학의 완화된 입학기준과 간소화된 비자 발급 절차가 불법 체류와 불법 취업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A 대학에서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712명이 한국어학당에 입학한 뒤 잠적해 해당 인원이 불법 체류자가 된 사례가 있다. 

또 인증제로 인한 유학생의 양적 증가가 곧 유학생 능력에 대한 질적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전문가는 “완화된 입학 기준에 따라 학습 능력이 안정적이지않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아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외국인 유학생과 내국인 학생의 갈등 심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 속 지난달 초, 교육부가 주관한 2020년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에서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 모두 우수대학 인증을 받았다. ‘우수 인증 대학’엔 ‘인증 대학’보다 사증발급 간소화 대상 국가 확대 등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김 차장은 “우수대학으로 선정되면 대학의 신뢰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발생한다”며 이것은 곧 유학생 입학 지원자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 학교에 합격한 학생들이 비자를 신청할 경우 현지 영사관에 제출하는 서류가 간소화되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의 편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자격에 대한 혜택에 안주하긴 이르다. 학교 측은 인증 대학의 혜택을 활용함과 동시에 발생 가능성이 있는 문제점에 대해 더욱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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