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울림을 주는 이들에게
[취재일기] 울림을 주는 이들에게
  • 이다빈 기자
  • 승인 2021.05.02
  • 호수 1529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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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사진·미디어부> 정기자

지난해 여름이 끝나갈 무렵, 필자는 한대신문을 처음 만났다. 아직은 따가운 햇볕을 맞으며 길을 헤매다 처음 도착한 한대신문사의 모습은 낯설기 그지없었다. 작은 방에 다른 수습기자들과 모여 교육을 받고 생소한 표기지침에 대해 배우며 기사를 읽었다. 편집국장이 처음 나눠준 종이신문이 낯설고 신기했으며 이런 신문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 왠지 믿기지 않았다. 그런 생각도 잠시, 빠듯한 발간 일정에 따라 신문 발간에도 참여하며 어색했던 신문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수습기자 시절부터 정기자가 된 지금까지 발간마다 항상 크게 느끼는 건 ‘하나의 기사는 한 사람의 손에서 탄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짧은 기사여도 기자마다 서로 다른 피드백이 나오고 이 피드백을 반영해 기사가 완성되기까지 많은 기자의 노력이 보태진다. 아울러 조판 마지막 과정인 오탈자 검수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기사는 한대신문의 거의 모든 기자의 손을 거쳐 탄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손때 묻은 신문은 필자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존재가 됐지만, 여전히 낯설게 다가올 때도 있다.

수습기자로서 한 학기가 지나고, 방중회의를 거쳐 한 편의 기사를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정기자가 됐다. 필자가 담당하는 8면 ‘에브리漢’에선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학교 동문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필자는 생소했던 인공지능 스타트업 회사에 방문해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나 보기도 하고, 예술인들의 교류가 이뤄지는 출판단지에서 작가를 만나기도 했다. 이런 만남이 헛되지 않도록 에브리漢의 주인공이 말했던 이야기 속 가치와 노력을 독자들의 마음에 가장 와닿을 수 있게 전달하고자 무수히 글을 다듬으며 가장 최선의 문장을 찾는다. 

그러나 기사를 작성하기에 앞서 인터뷰이 선정부터 컨택까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취재가 흘러가고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 일쑤였다. 특히 기획 기사를 담당했을 땐, 다른 발간 때보다도 촉박한 시간 안에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연락하려다 보니 이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듣지 못했다. 때문에 기사를 쓰면서 ‘시간이 하루만 더 있었다면’, ‘인터뷰이가 한 분만 더 연락됐더라면’하는 아쉬움을 느꼈다. 

생각보다 많은 전문가를 포함한 인터뷰이들이 인터뷰에 선뜻 응하지 못하거나 인터뷰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여 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인터뷰 과정에서 필자는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한 노력과 열정을 보이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힘을 얻는다. 인터뷰이뿐만 아니라, 기사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도움은 필자가 새벽까지 기사를 작성하며 지친 순간이 올 때마다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버팀목이 돼준다.

낯설었던 한대신문이 주는 울림이 기사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더 굳세게 만들며 필자의 삶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분명하다. 여름 끝에서 시작된 여정에 다시 여름의 시작이 다가오고 있다. 다가오는 계절에는 필자도 울림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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