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 꽃 피는 계절에도 펜을 잡는 사람들에게
[독자위원회] 꽃 피는 계절에도 펜을 잡는 사람들에게
  • 임현진<인문대 국어국문학과 21> 씨
  • 승인 2021.04.11
  • 호수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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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히지 않는 글은 의미가 없다. 어쨌든 글은 읽혀야 한다. 누군가 말했다.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그만큼 쉬운 언어로 이야기한다’. 한대신문의 문장은 깔끔하고, 쉬웠다. 이 같은 배려는 한 번이라도 더 기사를 읽게 만든다. 이것이 한대신문이 발행한 기사를 꾸준히 읽으며 선뜻 독자위원회로 나선 이유다.

지난 1527호 학내보도에서 필자가 감탄했던 점은 기사에서 전하고자 하는 바가 전적으로 학생을 위했다는 부분이다. 부당함 앞에서 무력해진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명목상 ‘중립’과 ‘변명’을 배제하고 ‘학생’기자로서 목소리를 높였다는 것만으로도 재학생들에겐 큰 위로다. 두 면에 걸친 학내보도 기사들에서 한대신문은 학생의 불편함을 고발하고 이에 대처하는 학교 측을 감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더불어 심층적인 문제 지적을 통해 해당 기사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게끔 했다. 가령 필자는 신입생으로 △예체대 학과 통합 △ERICA캠퍼스 건물 노후화 △LMS 문제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이 기사로써 공감의 영역으로 확대돼 다수에게 인지될 때 긍정적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집 기사에선 이번 서울 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두 후보자의 인터뷰를 다뤘다. 비록 필자는 서울시민이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중심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엔 관심이 많았다. 한대신문의 주 독자층이 청년인 점을 고려한 인터뷰 내용은 필자를 비롯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줬을 것이다. 또한 청년과 관련된 공약 중 핵심을 뽑아 접근성과 가시성 높게 정리했다. 다른 신문의 정치면을 보면 빽빽한 글자들에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지만, 이 기사에선 기사 상단의 공약 요약과 하단의 인터뷰 내용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읽기에 편리했다.

문화면에선 SNS에서의 광고를 다뤘다. 광고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이 드는 요즘, 광고 자체를 분석한 이 기사는 흥미로웠다. 알게 모르게 내 관심사가 녹아든 광고에 매일 노출된다는 사실은 꺼림칙하지만, 기사를 통해 필자와 관련 없는 마케팅에 노출되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문화면이라 이렇게 SNS 광고를 소개하는 정도에서 기사가 마무리될 줄 알았으나, 개인정보 침해나 과한 마케팅의 문제도 지적한 꽤 심도있는 기사였다. 필자가 은연중에 갖고 있던 생각을 명확한 언어로 설명받을 수 있어 즐거움이 컸다.

언론은 다수만이 아니라 가시화되지 못한 소수자나 약자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주제만 다룬다면 그것은 언론의 본분을 망각한 일이다. 기획면에서 법의학을 다룬 기사는 한대신문이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 소재가 드라마나 영화 등 여러 매체에서 자주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그 제도적 한계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은 안타까웠다. 죽음을 연구하는 것은 앞으로의 생명에 기여하는 일이라는 기사의 내용과 마찬가지로, 필자 역시 법의학의 가치가 폄하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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