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누군가는 소외되는 ‘선착순’ 수강 신청 방식
결국 누군가는 소외되는 ‘선착순’ 수강 신청 방식
  • 최시언 기자
  • 승인 2021.03.07
  • 호수 1525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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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학기 양캠퍼스 수강 신청이 끝나면 학생들 간에 희비가 엇갈린다. 어떤 학생은 듣고 싶은 수업을 신청하는데 성공하지만, 어떤 학생은 교양 수업 하나조차 잡지 못한 채 학기를 시작한다.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선 수강 신청기간만 되면 학생들의 불만이 담긴 글들이 쏟아진다. 게시물들의 내용은 주로 ‘선착순 방식 때문에 변수가 너무 크다’는 불만이었다. 그럼에도 학교는 이렇다 할 대책 없이 선착순 수강 신청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학생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박상경<경상대 보험계리학과 21> 씨는 “난생 처음해본 대학 수강 신청은 선착순으로 순식간에 당락이 결정되더라”며 “듣고 싶은 수업을 신청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씨는 “선착순 방식이 최선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단비<예체대 연극영화학과 19> 씨는 다른 과목들과 마찬가지로 선착순으로 신청해야 하는 한양 사회봉사 교과목에 대해 “지난해부터 신청하고 있지만, 경쟁이 매우 치열해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타 대학에선 선착순 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하고자 기존 제도를 보완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 2015년 2학기부터 학생마다 동등하게 가진 마일리지를 희망과목에 투자하되, 많이 투자한 학생 순서대로 수강권을 받게 되는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고려대는 지난해 2학기부터 학생들이 희망과목을 등록할 때 1순위부터 3순위까지 우선순위를 정해, 우선순위가 높은 순으로 먼저 선발되는 추첨제를 도입했다.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할 때 자신이 가장 듣고 싶은 과목 순서대로 순위를 매겨 높은 순위일수록 먼저 선발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대학들이 해당 제도들을 도입한 이유는 기존에 하던 선착순 방식에는 △과열경쟁심화 △시스템 불안정 △제도의 불공정성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보완책을 마련하려는 시도를 학교가 나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학교 학생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

한편 우리 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불만이 꾸준히 이어짐에도 이를 보완할 만한 대책을 단 한 번도 내놓은 적이 없다. 이에 대해 서울캠 박민지<교무처 학사팀> 직원은 “현재 우리 학교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학이 선착순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씨는 이어 “설령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더라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보완책을 마련한다고 해서 한 번에 바뀌진 않을 것이고,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쳐 서서히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수강 신청 때문에 배움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이 없도록 학교는 본격적으로 대책 마련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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