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등심위 결과···등록금 인하는 두말할 것도 없이 불가, 줄어드는 학생 복지 예산
2021년 등심위 결과···등록금 인하는 두말할 것도 없이 불가, 줄어드는 학생 복지 예산
  • 조은비 기자
  • 승인 2021.03.01
  • 호수 1524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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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서 양캠퍼스 학부생 대표단과 학교 측 간 등록금 책정안에 대해 특별한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비대면화된 수업에 비해 등록금이 지나치게 높단 의견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온 바, 학생들의 불만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부 측 대표단은 10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된데다가 코로나19로 재정 악화까지 겹쳐 인하를 요구할 근거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학교 등심위에선 *등록금 책정안과 *예산안을 학생 측과 학교 측이 함께 심의한다. 그런데 올해는 예산안에 대한 논의는 이어졌지만, 학부의 등록금 책정안에 대해선 학부생 대표단 중 누구도 발언하지 않았다. 따라서 학교가 책정한 학부생 등록금은 별다른 토의 없이 통과됐다.

한편, 지난 1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등록금 감면 및 환불이 이뤄져야 한다’고 대답한 학생이 전체 응답자 1천80명 중 90%였고, 이들 중 48%는 절반을 환불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서울캠 학부생 대표자로 참석한 박정언<자연대 생명공학과 15> 씨는 “지난해 상황을 겪은 학생 중 한 명으로서 학생들 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학부 등록금이 10년 이상 동결됐고, 회계 장부에 드러난 학교의 재정상황이 정말 어렵다는 사실 등을 고려했을 때 등록금 인하를 요구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ERICA캠퍼스 학부생 대표로 참석한 박세원<과기대 분자생명과학과 14> 씨도 “그동안 정부 방침으로 인해 내국인 학부생 등록금을 동결한 대신 정부 방침과 관계없는 외국인 학부생과 대학원생 등록금을 꾸준히 올린 학교가 모두 동결하겠다고 제시했기 때문에 더 요구하지 않았다”는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따라서 학부생 대표들은 등록금 인하 대신 학생 복지 예산 확보로 전략을 선회했다. 양캠 대표단은 “등록금을 학생 복지로 돌려받을 방법, 즉 총학 장학금과 교육환경개선 예산 확보에 주력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쉽지만은 않았다. 올해 등심위에서 서울캠 학교 측 대표 3인은 “학생들 복지를 위해 쓰일 예산을 총학에게 주는 게 과연 옳을까”란 발언을 했다.

여기서 말하는 총학 장학금과 교육환경개선 예산은 모두 양캠 총학이 사용처를 계획하고 집행한다. 따라서 자율성이 비교적 높은데 최종 승인은 학교 부처인 학생처에게 받는 구조이므로 투명성도 보장된다. 특히, 교육환경개선 예산은 학생들이 불편을 느끼는 시설이 있는데도 학교의 일 년 치 예산 계획에 없어 당장 바꾸지 못할 경우, 학생회에서 곧장 집행해 민원을 처리하는 식으로 쓰인다. 이는 지난 2010년 등록금 인하 운동 당시 등심위에서 학생 측이 학교 측의 등록금 책정안을 받아들인 대신 얻어낸 것이기도 하다. 11년 전 교육환경개선 예산은 서울캠과 ERICA캠을 합쳐 20억 원이었고, 학생 수에 따라 서울캠에 14억 원, ERICA캠에 6억 원씩 배분됐다. 

이번 등심위에선 서울캠 학부는 총학 장학금(특별장학금) 1억 5천만 원, 교육환경개선 예산은 1억 원 확보했다. ERICA캠 학부는 총학 장학금(미래설계장학금)의 경우 1학기는 2억 원으로 확정됐고, 2학기 장학금은 최대 2억 8천만 원, 그리고 일 년 치 교육환경개선 예산은 1억 5천만 원을 확보했다. 11년 전과 지금 교육환경개선 예산 차이가 큰 것은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이 예산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차츰 줄여왔기 때문이다. 

올해 등심위 결과에 아쉬움을 표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범희<경영대 경영학부 16> 씨는 “특수한 상황이니 몇 명에게만 돌아가는 예산을 확보하는 것보다 등록금 인하를 요구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라는 의견을 밝혔다.


*등록금 책정안: 학생들이 한 해 동안 내야 할 등록금을 학교에서 책정한 안건
*예산안: 일 년 치 등록금 수입과 비등록금 수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계획한 안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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