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 이재희 수습기자
  • 승인 2020.12.30
  • 호수 1523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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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양캠이 서울시청과 경기도청으로부터 기숙사 중 일부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다. 수도권 병실 부족 사태가 극에 달한 끝에 우리 학교에까지 도움을 청해온 것이다. 지난달, 경기도청 관계자는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할 수 있을지 평가하기 위해 우리 학교 ERICA캠퍼스를 방문했다. 이에 대해 ERICA캠 공노식<창의인재원> 원장은 “중앙냉난방 시설 문제로 인해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났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캠퍼스는 아직 서울시와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5일 서울시에서 서울캠에 보낸 협조 요청 공문에 따르면 생활치료센터로의 전환에 고려되는 조건은 △기숙사 규모 △기숙사 노후도 △대학병원 인접성 등이다. 서울캠 전승환<학생처 학생지원팀> 팀장은 “큰 대학병원이 인접해 있는 등의 이유로 우리 학교에 협조 요청을 해온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시 소속 대학인 서울시립대는 이미 기숙사 일부를 제공해 520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하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이 조치에 따라 해당 기숙사에서 거주하던 560명 중 290명은 집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270명은 대체 숙소로 가게 되는 불편함을 겪었다. 우리 학교도 생활치료센터 제공에 나설 경우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학교는 필요하다면 학생생활관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 팀장은 “대학은 우리 사회를 이루는 주 구성원이기에 국가 위기 사태를 극복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생활치료센터 제공이 현실화 된다면 각 방에 화장실이 있고 규모가 가장 큰 제5생활관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또한 “만약 방학 중 제5생활관을 제공한다면 해당 생활관에 남아있는 학생들에게 교내 다른 생활관을 제공하거나 서울시와 협의 후 대체 시설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 전했다.

대의도 좋지만, 불편을 겪을지 모를 당사자인 학생의 심경은 복잡하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이전에도 학교의 코로나19 대응 미흡으로 피해를 본 학생이 많다”며 “서울시와 협의하는 것보다 학생들의 의견수렴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B씨는 “학생들에게 공지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생활관 일부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는 학생들의 복잡한 반응을 예상하고 있다. 전 팀장은 “만일 생활치료센터 제공이 현실화된다면 미리 학생들 의견을 수렴해 피해나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는 고등교육기관이 가진 사회적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 동시에 학생생활관은 학생들이 거주하는 곳인 만큼 학교는 학생들의 말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도움: 안태연 수습기자 terry0407@hanyang.ac.kr 
조은비 기자 merongjuice1@gmail.com
황하경 기자 hkmir091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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